[eBook] 채식주의자 : 한강 연작소설
한강 지음 / 창비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책을 구입해 놓고서는 걱정되는 마음에 열어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구입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잊어버린 척을 했다. 갑자기 유명해진 탓에 시류에 따라 읽어야만 할 것 같은 마음에 책을 읽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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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에서는 맨부커 상이 어떤 것인지와 더불어 한국어를 공부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이십대의 젋은 번역가에 대해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듯 했다. 어쨌든 언론은 사람들의 흥미로운 식감만 자극하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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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을 너무 잘 잔 탓인지 날이 넘어가는 시각에 이만큼 좋은 타이밍도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열고 소설을 읽어 내려가기엔 여간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간략하게 나마 알고있었던 내러티브 보다 훨씬 어둡고 무거운게 이 소설에서 받은 가장 큰 인상이다. 이해하려고도 혹은 크게 와 닿지도 않은 그들의 상황이 다소 낯설면서 왠지 이미 정해져 있던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다소 모호한 경계에서 드러난 불완전한 형태가 오히려 ˝그게 현재를 보여주는 지금이다.˝ 라는 느낌이다. 잘 정비되고 계획에 맞춰 진행되는 모든 것이 사람들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허상이라는것을 느끼기엔 소설속의 그들이 너무 거북하리라할 만큼 비이상적이다. 정상적이라는 정의가 비정상적인 모순이라 얘기하지 못할만큼 나는 어딘가에 매여서 어떤 불만도 제기할 수 없는 소시민에 불과하다. 고민따윈 조각난 거울처럼 어떤 자아도 제대로 바라볼 수없는 상태에 이른 나를 소설을 읽는 내내 소극적으로 언뜻 내비춰 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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