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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하버드 경영학 수업
필립 델브스 브러턴 지음, 조윤정 옮김 / 어크로스 / 2015년 8월
평점 :
판매중지
이 책을 소개하는 (구매를 유도하는 홍보성 글이다) 소개글에 몇 줄의 문장으로 주절주절 거리다가 마지막 단락에 이런 말이있다.
˝새로운 인생의 기회를 탐색하는 독자들에게 세속적 욕망과 인생의 이상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인생의 목적과 방향을 점검할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글쎄 이 문장을 얼마나 가슴에 와닿게 이해하고 책을 장바구니에 담은이가 있었을까? 사실 그 홍보글이 허구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 아이러니 하게도 저자가 하고자 하는 요지가 바로 그 문장으로 설명이 되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는 표지의 일러스트와 ˝하버드˝라는 브랜드로 뭔가 멋진 유학길에 오른 듯한 느낌이었기에 끝 문장을 뒤로하고 책을 덮고서는 뭔가 배신 당한 감상이 들었다.
다소 반HBS감정이 격한 저자는 학교에 대한 애정이 과한 탓인지, 그냥 쉽게 넘어가는 구석이 없다. 다소 비판적인 그의 관점이 전혀 나와는 관계 없는 소리라고 단정지어 넘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절실하게 그가 겪은 과정이 남일 같지도 않았던 것은 내가 지나오며 기억할 수 있는 과거의 끝자락과 저자의 상황이 신기하게도 잘 맞물려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심지어 ˝하버드˝의 그런 대단함과 전혀 관련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기본 가치가 동일한 규칙으로 공유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가 학교를 다니며 고민하고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대해 불안함을 갖는건 그렇게 위대하다고 우러러 칭송받는 네임밸류에서도 (심지어 자세히 더 알지못해 그 가치가 더 높게 느껴진다) 별반 다를게 없었다. 가지지 못한 것에 늘 비교하며 경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만큼 인생을 쓸모없이 소비하는건 다시한번 버려야 할 관습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사람은 얼마만큼이나 강인한 자아를 구축해야 하는 것일까? 과연 그 자아의 끝에는 어떤 가치만을 남긴채 유유자적하는 나로 완성될 수 있는 것일까?
하버드의 비지니스는 그냥 허울 좋은 틀 일뿐 저자가 분명이 하고 싶었던 얘기는 사실 그게 아니었다. 지금 보다 조금 더 자신 스스로에게 질문해보기를 원한다. 그게 답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건 본인이 결정할 일이지 그 가치가 훼손 되는 건 아니니깐. 시류는 더욱더 강하고 그렇게들 다들 쉽게 얘기하는 ˝초심˝이라는 가치는 그냥 이상화된 박제처럼 고고할 뿐 아무런 답을 해주지 않는다. 내가 그렇게 신앙을 받들여 왔는지 이미 그런 강요에 익숙해 나 조차 그 조각의 하나인지도 모를지경이다.
발표를 준비하고, 시험공부를 하며 때로는 친구와 나누는 저자의 사소한 대화가 다시한번 학생이었던 때를 기억하게 했다. 헛소리만 주절대는 교수의 수업때는 읽는 상황에서도 같이 지루하기까지 했다. 돌이켜보면 그렇게 멋진 가치가 왜 그렇게도 그 때는 답답하기 그지없는지, 완벽하게 만들어진 공식처럼 나는 나의 모습을 책을 빌미로 다시 한 번 기억에서 꺼내보았다.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고민하고 질문할 것˝ 그게 아직까지 내가 찾은 유일한 단서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