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덮으며 먹먹한 마음을 어찌할 수 없었다. 등장인물들의 이해할 수 없어 보이는 행동들과 상황이 낯설게 느껴져 나와는 철저하게 거리감있는 타인의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하고 오해했다. 채식을 시작했다는 한 명 때문에 만들어진 전체가 맥락을 뒤흔드는 모양새가 여간 불편했다. 불편한건 따지고보면 길들여져 익숙해져버린 불편함의 또 다른 진실인데 현실을 살아가는 내게 진실을 마주한 모양새는 어딘가 더욱 불편하다. 수긍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기를 들지않았던 습관으로 인해 과반수가 만들어진 사회에 집단은 권력을 갖는다. 그 탓의 원인을 그들로 돌려 비난하기에 집단에 속한 나의 모습은 매우초라하다. 지금까지 그러했으니까 으레 앞으로도 그래야한다는 당연주의에 무한한 신뢰를 던지는건 어디에서 멈춰야할까. 극단으로 치닫지 않으면 이해받기도 동의를 구하기도 어려운 삶인데, 이미 많이 지쳐버린 사람들에게 소설은 이제서야 무엇을 깨뜨리려 하는걸까. 불편한 마음을 추수려본다. 개인이 흔들어버린 집단에 퍼져있는 가공된 견고함이 생각하는 것 보다 단단하지 않을수 있음을 짐작해본다. 설령 부딪치고 막다른 길에 헤메일지라도 시도는 해볼지 않을까하는 막연함으로. 그런 모습에 주변은 유난하게 들떠있는 자아를 몰아내겠지. 나와는 다르게 순종하는 모습을 비치지 않는 또 다른 자아를 숨긴채 집단을 앞세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