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 시장 상품 인간을 거부하고 쓸모 있는 실업을 할 권리
이반 일리치 지음, 허택 옮김 / 느린걸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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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에 씌였다는 책의 출판년도를 다시 확인하면서까지 나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현 시점에도 통렬하게 관통하는 저자의 뚜렷한 의견에 탄복을 금치 못했다. 사회를 바라본 냉철하게 날카로운 관점은 그야말로 시대를 초월하여 현재를 꿰뚫기에도 여전히 충분했다.
하지만 현대의 모습은 더욱 암울하다. 그가 살아있다면 충격을 받고 해결책에 대한 변함없는 사회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할듯하다. 이반 일리치가 기대했던 사회의 공동체는 견고해진 무력함으로 더 이상 그의 기대를 충족할 수 없을것이다. 시대는 더더욱 파편화되고 전문화된 소비위주의 양식을 보존하고 상품이 목적이 된 개인을 지배한다. 사람들 사이의 소비과시가 지향할 미덕으로 의미를 갖는 인간의 삶은 재화에 편향된 의존성에 더하여, 온라인 상 개인의 사고와 삶이 허무하게 스며들어간 콘텐츠라는 부차적 산물이되어 악순환되는 구조의 완전한 시스템이 되었다.
불경한 의견이 되었을 법한 빨간 책이 이제는 효력을 잃어 고전이 되어버린 낡은 유물이 되었다. 한 때의 누군가 심심하게 제창한 주장이라기에는 너무나 획기적이고 예리한데, 이에 찬동할 대중이 소멸한 현대에 나는 어리숙한 모양새로 반가움만 비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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