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번역 상 ‘전연’ 이라는 수식어가 세차례 사용되었다.
실제로 한자를 그대로 읽은 ‘전연’은 ‘전혀’와 동의어로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려있다하여, 한국어에서 틀린 표기법이 아님을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국립국어원의 홈페이지 상 순화해야할 언어의 대상으로 ‘전연—> 전혀’로 안내함으로써 ‘전연’이 대중에게 상당히 낯설게, 심지어는 잘못된 표기법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

번역가의 의도가 알 수 없었다. 구태여 ‘전연’을 고집하면서까지 문장의 흐름을 깨부시고, 낯선 인식을 심으려는 역자의 의중이 심히 궁금했다.

무레요코가 다른 여러 에세이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동어반복하듯 짜집기한 방식으로 아쉬움을 남겼다면, 그나마 이 책에서는 정돈된 주제와 챕터로 글을 엮어서 독자가 읽기가 쉬운 방향으로 안내했다. 그 탓일까. 한 쪽이 편함을 제공하더니 번역가가 반기를 들었다. ‘전연’을 외치는 까끌한 도려냄이 독특한 인상보다는 거부와 외침을 강요하는 주장처럼 시끄러워서 떨떠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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