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P HOPPER 잡호퍼 - 취업보다 중요한 이직의 시대
유월 지음 / 지북(g-book)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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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명제와 겉표지의 위엄을 역행하는 속내용 없는 내용물에 나는 매우 당혹스러웠다. 책을 너무 많이 읽어 그의 깨달음을 전하고자 했던 어느 박사는 말했다. 책을 마주함에 있어서 자신의 편견을 버리고 오롯이 그 작가의 생각을 열린 마음으로 마주해야 한다고. 지금까지 작가들의 말을 비판적으로 혹은 내 기준에서 바라보았던 부정적인 태도를 나는 반성했다. 앞으로는 조금 더 열린 마음을 가져야지. 
하지만 나는 철저하게 개인경험을 일반화하여 자신의 가치를 오류로 삼아 꼰대로 대변할 수 있는 작가의 관점에 맞서 이내 열렸던 긍정의 마음을 매몰차게 닫아버렸다. 저자가 여러번 이직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커리어를 지속해 낼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뛰어난 실력과 완벽한 능력에 비함이었다고. 그가 얼마나 대단한 역량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과연 사회라는 집단 안에서 능력주의로 대변하는 편협한 작동법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기능했을지는 막연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또한, 글쓴이는 새로운 세대에 대한 태도를 불편한 변화로 보고 시종일관 불편한 기색을 감추려 들지 않았다. 자신은 무조건 옳은 사람이었으며, 그들은 그릇된 행동을 하고 있음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기존 관습을 답습하려는 답답한 입장을 나는 도대체 이해하기 어려웠다. 작가 자신은 지금껏 이래 잘 살아왔으니 그것만으로 인생의 답이 되며, 누구든지 반드시 내 얘기를 귀 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다는 논지를 강하게 강요할 뿐이었다. 분명 그도 그의 자녀들에게 좋은 부모며 어른이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관점을 편향되게 조성할 수밖에 없는 그의 상태가 안타깝게 느껴졌다. 과연 나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알 수 있었을까. 여전히 답답한 자신만의 생각에 갇혀 편협한 공간에 머물러 세대의 차이를 극명하게 선 그으려는 이 사회 속의 누군가와 공존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자각하게 하는 것일까. 아니면, 본본기가 된 이와 같은 그릇된 어른이 되지 말 것임을 사전에 마음 붙잡고 단단히 기억해야 하는 것에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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