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인 제목 탓에 읽지 않아도 읽은 것 같은 한 권처럼 생각되는 가벼움에 책의 가치를 오해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무거운 내용을 다룬 것도 아니라서, 한 시간 남짓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다. 그만큼 필요한 얘기만 쏙쏙 압축해서 전달하고자 했던 작가의 의도가 잘 전해진 탓일까. 이 정도면 세 권으로 나뉜 시리즈가 행간과 자간을 조금 조절해서 한 권으로 끝냈을 수도 있었을 텐데 했다. 하지만 책이 팔리려면 그런 불순한 의도는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
출간된 지 꽤 오래 지났는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분명히 있어 보인다. 가볍게 다룬 주제에 무겁게 마음을 치는 무언가가 담겨있지는 않았는지 빨리 읽어 내려간 글들 속에서 나는 잠깐 주춤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