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유목민’이라는 타이틀로 자신을 소개하는 최근 작가의 글을 읽고 나는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호기심이 일었다. 엉뚱하고 두서없는 이 사람은 과연 어떤 인생을 살아온 것일까? 그에 대한 조그마한 답변은 그가 출판한 첫 번째 책에서 어렴풋이나마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작가는 일본인 아내인 동반자를 어떻게 만났는지, 어떤 경과로 그녀와의 결혼에 이르고, 그 가운데 무슨 결혼생활을 해 나간지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어쩌면 매우 개인적인 사생활 이야기들이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업로드했을 법한 내용을 (놀랍게도 작가는 유튜브 채널 또한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작가는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결과물로 남겼다. 자서전이면서도 누군가의 앨범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 든 것은 작가 자신이 고백했듯 자신이 전문작가가 아니고, 단순히 사진에 조금 관심이 있던 여행을 많이 기록한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를 내세운 탓도 있겠으나, 정돈되지 않고 두서없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면모가 그 자체로 러프한 상태가 흥미롭게 보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아마 편집자도 이런 거친 콘셉트가 크게 맘에 와닿았기에 그의 이야기를 책으로 묶어내려 한 것은 아닐지) 작가는 여행을 얘기하고 있지만 책에서 여행보다는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여정이 보이고, 여행책이 아니라 자신을 충실히 마주하는 한 인간의 모습이 집중되어 보여 나는 그 지점이 맘에 들었다. 작가는 어려운 미사여구로 자신을 포장할 생각도 없고, 아내와의 기록을 그저 행복한 무언가로 남겨서 타인의 관심과 시샘을 이끌 목적도 전혀 없어 보였다. (오히려 독자 입장에서 그들을 보호해 주고 싶을 정도로 걱정되는 부분이 많아 오히려 실소가 인다) 자신을 브랜딩 하고 포장하며 타인의 관심을 먹고 살아가야 하는 시대에서 현대 사회의 룰 따위는 상관조차 하지 않겠다는 청개구리 같은 의지를 통한 작가의 고집은 이런 면모에서 더 빛이 나는 것일까. 세상에는 너무 많은 얘기와 사람 각자 다른 철학을 가진 가치관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된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그 세상에 나 한 명 마음대로 살아볼 자유를 펼쳐낸다는 구태연한 사상이 우습지 않게 작가는 지금도 도전하며 이렇게 기록을 남겨 사람들을 감화시키려 한 것은 아닐까. 본인도 모르는 힘에 이끌려 그렇게 나는 오늘을 살아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