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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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일어난 행동을 머릿속에서 그려본다. 행동이 일어나기까지 머릿속에서 그려진 사고가 글로 쓰여진다. 사람은 순간에도 부유하는 수많은 잡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한데, 집착이라는 행동으로 귀결되는 하나의 목적지만 고집한 채 작가는 쉴새없이 주절거린다. 일관되게 집착만으로. 내가 그를집착하는건지 작가가 집착을하는 것인지 70페이지 남짓한 짧은 단편에 나는 작가와 사고를 교류하며 집착에 빠져든다. 사람을 쫒아 그를 흠모하고 타인을 미워하고 감정에 빠져드는 극히 당연한 논리가 작가의 글 안에서 수축되었다가 발산되고 평면의 이론을 뒤흔들며 실재와 시간의 흐름을 무의미하게했다.
아니 에르노는 당혹스러우며 파격적이지만, 그 어느것 하나도 부자연스럽지 않게 치장한 모습으로 으레 평범한 나를 파괴시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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