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던 7년
에트가르 케레트 지음, 이나경 옮김 / 이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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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인에 대해 아는것이 무엇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홀로코스트, 전쟁, 분쟁, 분쟁 그리고 분쟁… 아무리 생각해도 유머러스한 유대인은 미국시트콤 ‘프렌즈’의 ‘로스’밖에 떠오르지 않는데, 딱히 그가 유대인이라서 그렇다기보다 (하지만 많은 에피소드가 유대인의 ‘로스’역할로 꾸려지긴했다) 훌륭하고 재밌는 배우이었기에 (그는 미국인) 이스라엘이 바로 연상되는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작가도 이스라엘 출신이기에 뛰어난 글 솜씨가 있는것은 아니고 그냥 작가 자신이 특출난 재능이 있기때문은 아닐까. 국적의 의미를 구태여 점검하지 않으면 안 돨 정도로 글을 통해 그가 사는 환경과 마주하는 상황이 매우 낯설다. 나는 종종 서구에서 분쟁지역인 한반도를 전쟁이 발발하기 쉬운, 혹은 이미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묘사하며 전쟁국가로 오해를 삼는다 들었다. (미사일의 뉴스에 노발대발되며 흥분을 일으키는 건 자국이 아니라 타국의 뉴스인것 같다) 아마 그런 관심없는 무지한 오해탓에 상황을 곡해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상황이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뉴스로 바라본 미디어의 관점은 많은 부분에서 현실을 왜곡하기도 하다는 것이다. 한 가장으로서 그리고 작가로서의 삶을 작가는 우수꽝스럽게 (하지만 매우 계획적인 예리함으로) 일상을 풀어헤친다. 이미 나는 그의 글을 후루룩 따라가는 동시에 입가에는 웃을 준비를 장착한 기대감에 차있다. 그가 웃기지 않는 발언을 할지언정 나는 웃을 준비가 되어있는 것이다! (단순히 작가의 글을 읽는 다는 이유만으로) 이 점에서 작가가 얼마나 훌륭한 필력을 가진 사람인지 알게 되는데, 본격적으로 웃기려는 글을 쓴다는 목적만으로 쉽사리 사람들을 미소짓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기 때문이다. 이 책이 작가가 글을 쓴지 25년 이력가운데 출판한 첫 에세이라는 점도 놀랍지만, 주변사람들에게 읽혀지기를 원하지 않기에 히브리어(모국어)로 출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연 이 괴상하고 독특한 작가를 나는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했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 분쟁의 우려스러운 문제들도, 아내와의 황망한 에피소드도 그리고 아이의 사랑스런 성장과정도 하나 빼먹지 않고 작가 앞에서는 모든 것이 훌륭한 인생이고 대단한 발견인듯 해보였다. 나는 이렇게 또 대단한 거장을 만나고 파해쳐 나갈 새로운 생각을 가진 작가를 만났다는 점에 마냥 기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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