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은 없지만 본 책과 동명의 타이틀로 작가가 진행했던 팟캐스트 기록을 토대로 이 책은 그 이야기들을 엮고 있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매우 깊은 애정과 시간을 기여했는지를 떠오르면 나는 매우 애석할 뿐이다; 아니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니!) 사실 이 책에서 팟캐스트라는 건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한 큰 카테고리에 지나지 않고 책의 본론은 ‘장강명이라는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에 관한 내용이다. 만약 작가가 누군지 궁금했었다면 그에 대한 조금이나마 실마리를 얻지 않는 한 권이지 않나 생각한다. (그만큼 작가의 사적이고 이렇게 까지 노출해도 되는 걸까 하는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심지어 작가는 소설이 안 써져서 우울증이 왔다는 기록을 남기며(오랜 기간 동안 감정의 굴곡을 겪으며 세 번씩이나) 이렇게 작가라는 신비주의를 그대로 노출해도 되려나 싶은 걱정이 드는 반면에, 작가라는 직업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훌륭한 일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본인의 모습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내려 시도했다는 용기에 또한 감탄하게 된다. 작가는 ‘말하고 듣는 인간’과 ‘읽고 쓰는 인간’이라는 분리된 형태의 자아로 스스로를 구분해 표현했다. 그 서로 다른 영역 속의 자아의 충돌가운데 서로를 고민하는 모습을 그려내며, 무엇이 자신이 추구하고자 했던 것인지 사회에 속한 ‘나’가 어떤 타협점으로 그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얘기했다. 소설을 쓰는 작가로서 작가는 읽고 쓰는 인간으로 본인을 대변하기에 그것이 훨씬 더 고귀하고 본인에게 잘 어울리는 모습이라 했다. (다소 ‘말하고 듣는 인간’의 중요성이 이 책에서는 배제되는 편; 때문에 ‘읽고 쓰는 인간’이 아닌 독자가 읽으면 조금은 서운할 수도 있겠다; 애초에 그들은 이 책을 읽지도 않겠지만) 나는 때때로 독서를 한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우쭐대기도 한다. 책을 읽는 게 뭐 그리 큰 대수일까 하지만, 나와 책을 읽지 않는 타인을 구분 짓고 그들 가운데 선을 분명하게 그어놓으며 종종 스스로를 우월성의 재단에 올려놓는다. 나는 단순히 영상으로 흘러가고 끊임없이 자극하는 시각적인 자료와 소음에 익숙하지 않을 뿐인데, 기존의 룰이 만들어놓은 기대에 편승해서 하위문화로 소비되는 미디어를 저급하다는 인식 안에 놓아두고 구태여 편협한 시각을 뒤집으려 하지는 않는다. 나 스스로가 고급문화에 속해있다는 안도감일까 과거의 영광과 역사에 한 발 들여놓았다는 허세로 치장하려고 드는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다만 애써 남들 앞에서는 조금도 그런 치부를 드러내지는 않는다. 때문에 작가들이 현실을 외면하면서 그들의 세계에서만 살아왔다는 것 충분히 공감한다. 고귀한 영역 안에 안주하면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위험에 노출되지는 않으면서 어느 정도의 안정된 대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굳은 믿음이 확신을 준다. 작가는 문학이 그들의 팬덤 안에서 빠져 넓은 세계를 바라보지 못한다는 점으로 한계와 미래의 위기를 지적한다. 동시에 나는 그냥 글을 읽는 게 편하고 나랑 잘 맞아서 그렇게 행동했을 뿐인데, 왜 그렇게 타인과 자아를 분명하게 차별화해서 계급을 만드려고 드는지 무의식적인 위계가 선동하는 탓에 나 스스로도 그 이유를 어디에 두고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음을 고백하게 된다. 그래도 분명하게도 여전히 글을 쓰는 사람은 멋지고 더욱이나 작가와 같이 재밌는 글을 쓰는 건 누구나 가질 수 없는 부러운 재능이다. (그런 작가도 스스로를 힘들어하며 아직도 부족한 실력을 탓하며 본인을 돌아본다는 건 꽤나 인상적이다 ) 많이 먹으면 배출하고 소화하며 영양분을 체득하듯, 글을 읽고 무언가를 끄적끄적 쓰는 행위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책을 언제 읽냐는 질문에 물을 언제 먹고 공기를 언제 호흡하냐는 반응으로 치환할 만큼 책은 작가에게 매우 가까이에 있다. 나는 유희로 책을 접하고 있지만 사람을 만나는 걸 꺼려하는 탓에 책을 통해 다른 이의 사고를 엿보고 그들의 관점을 훔쳐볼 목적으로 책을 읽는다. 나에게 불순한 의도가 있듯이 타인이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자아를 찾아 나서듯 그 방법과 과정의 연습에 문학이라는 고고한 잣대는 성립하지 않을 터. 작가를 통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곱씹고 무엇이 나에게 도달하는 명제가 되는지 실패하기도 동의하기도 하면서 앞으로 내가 지녀야 할 자세에 대해 나는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게 바로 내가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주체적으로 행동하고자 하는 약간의 의의가 아닐는지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