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이상한’이라는 책의 타이틀과 걸맞게 사진 속의 누군가가 흰 천을 뒤집어쓰고 선글라스를 곱게 쓴 정체불명의 생명체의(설마.. 진짜 작가가 모델은 아니겠지?) 인물사진이 배치된 이미지로 커버를 장식했다. 살포시 내민 노트북을 향한 손매음이 어찌나 곱고 정갈한지 이것이 작가가 얘기하고자 하는 ‘소설가’라는 직업의 시각적 이미지인가? 하고 그의 기묘한 세계를 나는 갸웃거린다. ‘장강명’이라는 작가의 이름은 애석하게도 내게 매우 낯설다. 나는 이번 에세이를 가장한 (논설문인지? 비망록인지?) 한 권의 책을 통해 작가를 알게 되었는데, 본인도 인정하고 있는 독특한 이름 탓에 나는 실로 그가 중국 국적을 가진 외국작가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으음.. 외국작가가 한국문학계와 출판계의 문제점을 잘 이해하고 있구나”라고; 죄송합니다) 이 책은 작가가 후기에서도 언급했듯 여러 연재매체를 통해서 썼던 글들을 한데 묶어 출간한 한 권이다. 그런 연유로 챕터별로 나눠진 글의 성격이 분류된 방식에 따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내가 맘에 드는 건 1부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과 2부 ‘소설가의 돈벌이’의 (정말인지 책장을 열기 전 타이틀에서 누구나가 기대하는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해 충실한 질문의 답이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3부 ‘글쓰기 중독’은 이와는 조금 거리를 둔 좀 더 포괄적인 이슈를 다루고 있어, 글의 성격자체가 나는 조금 다르다고 보았다. 최근에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흥미롭게 읽었고(심지어 이 타이틀과의 유사성에 대해 고민한 코멘트도 있다!) 영화감독이 고라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면서 생각한 것들’을 읽으면서도 창작가가 바라보는 스스로의 직업에 대한 자세, 혹은 그 후일담을 꽤나 관심 있게 지켜봐 온 탓에 작가가 던진 또 다른 관점의 주제를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추천사가 거래로 이뤄지는 것임을 알게 되었으며(아마 대부분의 일반독자들은 잘 모를 것이다; ‘추천’이라는 단어의 뉘앙스에서 풍기는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형식의 어휘가 청탁을 통한 돈거래와 그 결과물의 상관관계라는 자연스러운 연관 짓기가 쉽지 않다) 나는 특히나 최근에 읽은 도서에서 추천서 부분에 관해 꽤나 비판적으로 코멘트를 남긴 적이 있었던 터라 작가의 언급이 꽤나 깊게 와닿았다. 또한 한국 출판계에서는 여전히 투명하고 정확한 판매 집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현실에 놀랐다. 책을 좋아한다고 애정을 듬뿍 담아 얘기할 수 있는 나의 입장에서, 도서 비즈니스업계의 이런 혼탁한 뒷배경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 매우 실망스러웠고 사실 잘 알지도 못할뿐더러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금은 염려스러웠다. 특히 작가가 이 문제제기에 관해 상당한 이슈가 될 것임을 인지한 상태에서 공론화하여 본인이 속한 업계에 자발적으로 얘기를 꺼낼 수 있다는 자세가 꽤나 인상적이었다. 작가가 해당사항에 대한 지속한 관심과 문제제기를 끊임없이 다뤄주셔서 부디 업계가 개선된 방향으로 나아지길 바랄 뿐이다.(작가는 더 이상 기자의 역할을 하지는 않지만) 나는 원체 문학을 잘 읽는 편도 아니지만, 특히나 한국소설은 더 손을 두지 않는 편인 편식이 꽤나 심한 독자다. 한국소설은 늘 내게 모국어로 써 내려간 글을 통해 사무치도록 내 감정을 뒤흔들어 버리기에 항상 대단한 마음가짐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한번 읽게 되면 정신적으로 너무 크게 타격을 주기에 늘 다음으로 문학을 미뤄왔다는 핑계로 더 한국소설을 멀리하게 되었다. 때문에 이 책을 통해 ‘장강명’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어 너무 기쁘지만, 한 편으로는 작가의 작품을 언제 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그는 원래 소설을 쓰는 소설가이므로) 작가의 작품을 읽기까지는 특히나 대단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렇게나 좋은 에세이를 통해 멋진 글들을 풀어내는 훌륭한 실력에 그의 작품은 얼마나 더 멋있을까 기대만 부풀기 따름이다. (아니 저 커버사진은 진짜 어떻게 된 건지 너무 궁금하다.. 왜 표지에 관한 에피소드는 코멘트로 남겨주시지 않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