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얇은 책에서 저자는 계속해서 반복한다. 당분을 그만 좀 섭취하라고.논리는 간단하다. 탄수화물이 결국 포도당으로 변하면서 생기는 당분의 주요 원인이 되며, 그는 곧 비만이 되므로 줄이라는 것이다. 초콜릿과 같은 분명해 보이는 당분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붉은 딱지처럼 주의보가 붙어있긴 하지만, 흰밥이나 (심지어 현미밥이 매우 좋다는 것도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저자의 주장) 식빵과 같은 순수한 탄수화물이 오히려 그 문제의 원인이 됨을 바로잡는다. 이건 단순한 원료 섭취가 오히려 건강한 식습관이라고 생각했던 나도 오해하고 있던 점이었는데, 가령 흰밥에 간단한 김이나 메밀소바와 같은 단조롭고 건강해(?) 보이는 식습관이 좋지 않다 지적한다. 논지는 탄수화물이 체내에서 단순한 영양소로 분해되어 혈당을 급작스럽게 높이기 쉬우니 반대로 곁들인 기름진 것들(고기도 좋다고 추천한다)과 섭취하도록 유도했다. 어찌 되었든 조금이라도 과정을 복잡하게 해서 절차를 지연시킴에 따라 혈당의 순간적이 변화를 막고자 하는 것이다. 탄수화물은 뭔가 힘의 원천 혹은 분명한 에너지처럼 생각되어 줄인다라는 개념과 떨어져 있다고 생각했던 내 관점에서는 좀 당혹스러웠다. 원체 탄산음료와 같은 당분이 액체로 변형된 음료들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 만큼이나 탄수화물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잘 와닿지 않았다. 이 책은 원인이나 논리를 반복하고는 있지 구체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는다. 무엇을 먹어라 먹지 말아라 라는 대략적인 개념은 던져주나 그 계획이나 일정에 대한 친절한 안내는 독자들이 취합하기를 바란다. 당질 중독이라는 개념이 있고 분명히 그 위험성을 인지했으면 이 책의 소임은 끝난 것이라는 다소 쿨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관심 있으면 직접 자발적으로 찾아보시든가! 하는 다소 냉정한 자세에 깔끔한 마무리로 책을 정리한다. (뭐 그래 봤자 내재된 식습관은 그리 오래된 변화를 바라지 않겠지만) 말은 그래도 무엇이 잘못된 사고였고 흔히 떠도는 누군가의 성공기나, 이따금씩 클릭해서 누르게 되는 자극적인 웹 기사의 건강 헤드라인보다야 분명하고 간략한 정보로 그 본질을 알고 싶었다. 아주 간략한 제시로 심플하게 시도하길. 내일의 건강이 정말 오늘의 사소한 습관에서 시작되어 완성되는 것처럼. 그나저나 책 읽기 전에 구매한 두 봉지의 과자는 어찌 처리해버려야 하나 골칫거리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