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 머릿속의 스위치를 끄고 싶을 때 보는 뇌과학 이야기
홋타 슈고 지음, 윤지나 옮김 / 서사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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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이 책을 축약하자면 부제로 담긴 “Think Simply”가 그 답을 대신하고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라! 심드렁하게 지쳐있는 귀여운 캐릭터가 심히 부러울 만큼 나는 이미 그 생각에 호기심일 일 정도로 지쳐있는지도 모른다.

뇌과학이 선택한 45가지나 되는 단순 사고법 (아이러니하게도 과연 45가지가 단순한 숫자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남는다)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딱히 읽어보지 않아도 누군가 알고 있을법한 그런 방법을 제시한다. 책의 본질적인 의의라고 한다면, 깔끔하게 정돈된 한 권으로 각종 매체를 통해 스쳐 지나갔던 잠깐의 흥미로웠던 가십들이 박사의 전문적인 소견에 기반하여 증명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이미 뇌가 지치지 않는 방법을 체득한 사람이라면 결코 이 책을 읽을 필요조차 없겠지만, 바쁜 현대인이라고 사회가 포장해서 채찍질하기 그지없는 대중들에게는 긁어모아 잘 정리된 다음과 같은 책이 필요할지 모른다. (꽤 많이 팔렸는지, 리커버리판 까지 나올 정도로 호응이 좋다: 더욱더 업그레이드된 귀여운 캐릭터로 변경되었다;;)
물건을 줄이고 공간을 만들면서 새로운 마음가짐을 이끄는 ‘미니멀리즘’은 어느새 후퇴한 패션처럼 조금 낡아 보였다. 이 책은 미니멀리즘이 시각적인 형태의 비움을 강조한 어떤 축이었다면 그 연장선상에 “왜 생각이 많을까?” 하는 질문으로 머리를 비우라는 작가의 제안이 담겨있다. 방식은 조금 달라 보일지라도 방식은 똑같다. 결국 단순하게 생각하라는 결론. 과거를 회상하며 집착하는 것은 연구를 통해 기억력을 감소시키는 뇌에 부정적인 역할을 한다 했다. 경우의 수를 따져 걱정하고 선택지를 늘려 고민하는 것이 뇌의 효율성을 극한으로 이끌어 본질적으로 스트레스를 이끈다고도 했다. 가공한 아름다움과 그럴듯한 상업성으로 만들어진 평온을 추구하는 것보다 그냥 걷고, 의미 없는 낙서 하거나, 머리를 두드리거나 혹은 심호흡 심지어 크게 노래를 부르는 게 좋다고 했다. (자세한 이유나 방식은 연구한 논거를 뒷받침으로 대신하며: 조금이라도 흥미가 당긴다면 독자들은 고민 없이 시도하기를 바란다!)

정보의 보편화에 따른 막대한 복잡함을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껴안고 산다. 늘 뒤처질까 봐 SNS를 통해 비교하는 삶을 사는 것이 당연시되었고, 상업 매체들은 고객이 부족한 지금을 과장되게 들춰내며 (전혀 부족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갑을 차지하기 위한 갖가지의 유혹을 쉴 새 없이 던진다. 이에 호응하듯 우리는 그들의 플랫폼에 나의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펼치고 열광하며 그들의 의도에 기꺼이 손을 내민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피곤이 매끄러운 포장으로 세뇌됐음에 슬쩍 놀라면서도,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회귀하는 자신을 보며 더 무서움이 일었다. 어쩔 수 없었다는 말 대신에 정말 단순하게 생각하는 어떤 걸까. 조금이라도 이 책이 신경이 쓰인다면 나는 작가의 제안에 기꺼이 연구 대상이 될 자세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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