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휴가 기간, 막상 밖을 나가려고 해도 수만 가지 이유가 자연스레 내 발목을 붙잡는다. “오늘은 매우 더울 것이야. (하지만 여름인걸…?)” “사람들이 많이 몰리겠지.” “휴가철이라서 차도 밀리겠다. (자차는 없습니다만….)” 내가 그런 상념들에 굴복해버렸다면 이 책의 작가들은 대단한 결정으로 실험적인(?) 축제를 몸소 방문하며 행동으로 그들의 도전정신을 완벽하게 완수했다. (이는 비교적 다소 나를 비참하게 만들었지만)제목이 ‘전국축제자랑’ 이라니, 뭐 이런 B급의 주제로 엮은 책이 있나 했다. (그랬다 나는 책을 열기 전에도 이렇게 수많은 오해를 한다: 하지만 귀여운 일러스트에 이끌렸다) 나는 이 책을 오래전에 추천받았는데도 충분히 눈에 띄지 않게 기억 속에 감춰두고 있었다. 그리고는 뒤늦게 읽으려던 책 대신, 차선책으로 선택한 한 권이 이렇게나 대단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동시에 나는 선견지명이 없는 자신을 탓하게 된다. 각 지방에서 행해지고 있는 다양한 축제들은 너무 많아도 많다는 건 익히 알고 있다. (때문에 자가 복제하듯 중복된 주제와 미묘하게 같은 방식들이 그 많은 축제 가운데 증식해버린 건 어찌 보면 자연수순이겠다) 그건 ‘6시 내고향’을 틀어보지 않아도 대충 알 것 같은 소식처럼 정겹거나 익숙한 것들. (반면 나는 ‘6시 내고향을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울 것 없어보이는 외면에 무료할 것이라는 분명한 의견을 내비쳤다. (심지어 가본 적도 없으면서) 하지만 동시에 새로울 것 없어 보이는 외면에 무료할 것이라는 분명한 의견을 내비쳤다. (심지어 가본 적도 없으면서) 작가들도 이미 여러 차례 경고장을 내밀듯 서두에 나의 우려 점에 대해 분명하게 언지했다. 그리고 그들의 목적은 평이한 혹은 반복되는 형식의 축제를 그대로 따르지 않음을 명시했다. (그리고 이내 에둘러서 교묘하게 비꼰다: 매우 현명하게도 아름다운 문장과 비난의 유머를 섞어 목적을 혼탁하게 하여 상대를 헷갈리게 하는 귀여운 문장으로) 당최 알 수 없는 컨셉으로 포부만 가득한 누군가의 기획은 축제라는 현장의 실체로 옮겨지면서 식상하거나 혹은 매우 기괴한 방식으로 변형되었다. 기대하지 않은 변조는 오히려 “변형 자체가 우리의 컨셉이다”라는 다소 무모한 주장 속에 인식되었다. 목소리가 큰 사람 앞에서 수긍해 마다하지 않을 대중들의 수동적인 의견을 뒤로 반문하듯 특색이 된 오묘한 현장들을 작가들은 그대로 들춰낸다. 아마 작가들이 아니었다면 그저 그런 축제 정보로만 가득했을 문장에 지나지 않았을 터였다. (그럼 나는 단호하게 책을 집어 던졌겠지….) 글은 날개를 단 애벌레처럼 작가의 독창적이고 위트 넘치는 문장으로 인해 축제 현장르포는 유명하다는 놀이동산을 넘어서는 과도한 기대를 주입한다. (아! 그렇다 나는 이미 그들의 설득에 매료되었다) 이렇게나 매력적인 작가들의 글과 그들의 이름을 인제야 알게 된다니! 또 한 번 지난날의 어리석은 나의 관심도에 애도를 표한다. 부부 작가라서 가능했을지 모를 혹은 부부라서 다시는 하지 않을 혼종의 글쓰기는 그들이 기대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그게 말이 쉽지 매우 곤란하게 힘드셨을 것 같다;; 라고 이미 서두에 단단히 표기해 둠) 책을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깨알같이 “이 문장은 김혼비가 우리의 이름을 빌려 쓴 것임을 밝혀둔다”든지, “박태하는 ~을 했다”라는 주접 거리는 표현들은 책을 읽는 내내 그들과 여행에 정말 나도 함께하고 있음을 느꼈다. (괄호 속에 담긴 은밀하게 감춰진 사적인 대화를 엿보는 듯한) 여행기라고는 하는데 사진 한 장 없는 이 이상한 책 속에는 시각적인 제한을 넘어서는 광활한 기대감과 여운이 서려 있다. 코로나라는 특수한 시기에 여행이라는 아쉬운 여정이 애석하다면, 다소 이 책 한 권으로 그 쓸쓸함을 대체해버릴 수 있지는 않을지 조심스럽게 누군가에게 적극적으로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