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입니다, 고객님 - 콜센터의 인류학
김관욱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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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별로인 한 권이다.
저자는 텔레마케터라는 직업에 그들의 원래 ‘문화’이거나, ‘감정노동’이라는 고정된 생소한 용어를 도입하여 그 문제를 환기하려 했으나 생소한 것은 매한가지였고, 오히려 그들의 문제를 더욱 모호하게 표현하여 심지어 책을 덮는 순간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아리송하고 황당했다.

적으로 취급하지 않아도 좋다. 이미 이 책을 들고 있다는 독자들은 어느 정도 ‘콜센터’라는 공간에서 발생하고 있는 부조리함과 노동구조를 조금이나마 이해한 가운데 있을 터. 구태여 저자가 고객으로 대변되는 대중을 적으로 몰아넣거나 사회를 흑백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적인 구조로 나누어 감정적인 서술만 늘어놓지 않았으면 했다. 하지만 실제 근로자들의 귀한 인터뷰들이 너무 아무 의미 없이 장황하게 나열되어 읽는 내내 하소연만 반복되어 무엇을 위한 글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들의 언어에서도 다듬고 강조되어야 할 부분은 두드러져 정돈될 필요가 있을 텐데, 작가 최소한의 편집조차 들어가지 않았으면 했다. 하지만 실제 근로자들의 귀한 인터뷰들이 너무 아무 의미 없이 장황하게 나열되어 읽는 내내 하소연만 반복되어 무엇을 위한 글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들의 언어에서도 다듬고 강조되어야 할 부분은 두드러져 정돈될 필요가 있을 텐데, 작가 최소한의 편집조차 들어가지 않고 인터뷰이 조차 그 감정에 휘말려 편향적으로 접근해서 객관적인 의미를 도출하기가 매우 어려워 글을 읽는 내내 답답함을 느꼈다. 본인이 어렵게 접근했고 그걸 내가 이렇게 힘들었다, 저렇게 힘들었다, 2절 3절 계속 되뇌듯이 여러 챕터에 걸쳐서 반복해 언급하는데, 이게 그럼 누가 고생해서 얻은 결과이며 정말 그렇게 노력했다고 하는데 이 정도까지밖에 정리가 안 되는지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인류학자로서’라는 수식어로 여러 차례 대변하며 스스로가 학자임을 강조하나 인류학자임에도 그런 자질이 충분히 있다면 스스로가 언급하고 칭하지 않아도 될 것을 그렇게 말하기엔 조금도 글이 대단하지 않았다.
출판사의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편집이 아까울 정도로 글들은 그 그릇에 담기기에 너무나도 현저하게 부족한 글이 아닌가 했다. 논문으로 제판되어서 가지런히 대학 도서관에 꽂혀 있어야 할 한 권이 번지수를 잘못 찾아 출간된 건 아닌지 심히 의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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