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최첨단 가족 - 성취의 시대, 우리가 택한 관계의 모양
박혜윤 지음 / 책소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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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불분명하기에 항상 걱정되고 지금에 빗대어 불안정해 보이기에 늘 내일이라는 시간은 막연하게 생각된다. 이 책은 가족 얘기를 하고 있는듯하지만 결국 가족이라는 작은 구성안에 들어있는 “나”에 대해 돌아보며, 앞으로의 삶에서 내가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아주 조금은 다른 선택지를 내보인다.

가공되어 티브이 속에 드러난 스테레오타입의 가족들은 정말인지 티브이 속에만 공존하는 기이한 형태처럼 보였다. 대중매체는 오히려 강압적으로 현실의 가족에게 당신들 또한 거울처럼 그렇게 존재해야 함을 각인시키는 맹목적인 신념을 전파하고, 이에 의구심을 갖기에 대중은 너무 순진했다. 반면에 ‘아니다’를 연속하는 저자의 끊임없는 질문은 새삼 당혹스럽다. 지금까지 그랬으니 당연한 그 이유에 대한 인과를 문제로 삼는 건 왠지 세상에 버릇없이 행동하는 잔소리 같다. 근데 철이 들었다고 뻔하게 가장하던 어른이가 반기를 들었다. 이건 왜 그렇게 생각해야 하지? 부모는 왜 아이에게 늘 요구하고 그대로 행동하게 해야 할까? 그들 또한 자신이 살아온 편협한 선택으로 한정된 선택지만을 꼭 쥐고 있을 뿐인데, 보호자로서 적절한 조언을 제시할 예언자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자격에 대한 의문이다. 어찌 되었든 가족이라는 특수한 환경 안에 서로 싫든 좋든 닮을 수 밖에 없고, 그게 싫어 일부러 회피하든 따라가든 잔여물처럼 눌어붙어버린 역사의 시간을 모른 척할 수는 없다. 방임과 책임이라는 두 가지의 단어로 축약될 법한 저자의 교육 방법은 매우 실험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으레 그러했듯 익숙하지 않은 미지에 대한 두려움뿐이지 위트로 넘치는 작가의 가족은 여전히 불분명한 미래에 대해 불확실함으로 무장하며 응수하고 있다.
맺음글의 한 챕터를 장녀에게 대담히 넘겨줄 정도로 작가의 교육법은 정말 감탄을 자아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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