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에 살고 죽고 - 치열하고도 즐거운 번역 라이프, 개정판
권남희 지음 / 마음산책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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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는 번역가라는 직업과 관련된 이야기였지만, 사실 나는 그보다 번역가 선생님 그 자체의 삶이 더 보였다. 차근차근 본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속삭임에 나도 모르게 집중해서 책장을 넘겼다. 원래 모든 번역가는 글도 이렇게 재미있게 잘 쓰는 걸까?

평소에 나는 이미 완성된 콘텐츠로 글을 접해서 쉽게 번역가의 존재를 잊어버리는 것 같다. (너무 번역이 자연스러운 탓도 있겠다) 때문에 막상 번역가라고 하면 오히려 약간의 선입견이 있다. 흔히 생각하는 오역이라든지 매끄럽지 못한 흐름의 책임이 모두 번역가에게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오해였는지 알게된다) 막상 자연스러울 때는 대중에게 그 존재가 드러나지 않다가, 불편해지면 그 존재감이 드러난다는 참 아이러니한 직업이 아닐 수가 없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내가 편협한 사고에서 비롯한 오해를 많이 가졌음을 느꼈다. 동시에 내가 쓰는 문장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바라보았다. 선생님의 관점에서 마치 나는 잘못된 번역을 하는 글로 문장을 완성하고 있었다. 이래서 좋은 글을 많이 접하고 양질의 콘테츠를 찾아다니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작가는 번역뿐만 아니라 원래도 글재주가 많은 분인 것 같다. 이렇게 재능이 많은 분이 남의 글을 번역을 하다 보면 오히려 본인의 글을 만들어 나가고 싶지는 않은지 궁금했다. (그래서 이렇게 저서를 내고 계신것일수도) 접하지 못한 직업의 세계는 참 신기하다. 이렇게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를 구성하고 서로의 도움을 주면서 살아간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작가는 쉽고 누구나 읽기 편안한 글을 쓰는 게 목적이라고 하였는데, 이미 이 한 권으로도 충분히 어느 정도 본인의 목적을 잘 달성해 나가고 있는 건 아닐까. 작가가 번역한 책들을 독서리스트에 담으면서 나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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