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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일기 - 세상 끝 서점을 비추는 365가지 그림자
숀 비텔 지음, 김마림 옮김 / 여름언덕 / 2021년 1월
평점 :
품절
남의 일기를 읽는다. 조금 부적절해보이긴하지만, 작가가 세상에 펼쳐놓은 얘기니까 조금도 양심의 가책은 받지 않는다. 서점을 운영하는 작가가 하루 하루의 매출과 서점에서 일어난 시시콜콜한 얘기로 한 권을 채웠다. 저자는 위트가 있으며 불친절하고 손님들은 버릇없으며 예의가 없었지만 그 안에서 보여진 서로의 일상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아름답다.
손가락으로 책을 주문하고, 심지어 요새는 오전에 구매하면 퇴근전에 배송까지해준다는 서비스도 있다. 몇 년전에 나는 부피가 있는 종이책을 싹 정리해버리고 이북 단말기를 구매했다. 새로운 매체에서 만나는 책은 흥미로웠고 다시는 종이책 따윈 사지않을거라 결심했다. 근데 알게모르게 나는 자연스레 다시 종이책을 읽고 있다. 새로운 세상과 서비스가 도래하고있지만, 이상하게도 손때묻은 책이, 그리고 그 책을 파는 공간이 이따금씩 그립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어떻게 신기하게도 공존하며 서로의 가치를 존중받고있다. 이북이 준 처음의 신선함과 신기함은 잊혀져서 익숙해져 버린사이에 그 목적을 잃고 그냥 장/단점을 가진 하나의 포맷이 된것이다.
시대는 빠르게 변했고 나는 아무렇지 않게 서점을 간다. 중고책방에서 구매해서 중고책방주인의 일기를 읽다니. 이 책이야 말로 이북단말기로 읽는다면 저자가 가만두지 않을 것 같은 합리적인 의심이 강하게 들어 한편으로 안도감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