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달까지 가자
장류진 지음 / 창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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앏은 나무판자떼기를 사이로 발코니를 쉐어하고 있는탓에, 코로나시대에 홈파티를 개최한 옆집여자의 소음덕분으로 나는 오전 2시에 잠이 깨버렸다. 누구나 이렇게 사는 공간에 대한 약간의 불편함과 미지를 향한 완벽함을 껴안고 오늘을 산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그 본질은 비스무리하게 혹은 동일한 누군가의 회사생활. 무슨 홈비디오를 바라보는 마냥 나는 그 새벽의 강제 기상에도 불구하고 말똥말똥하게 작가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당최 이해되지도 않던 기사와 뉴스속의 가상화폐 논리가 수긍되더니, 리모와의 매력적인 상품성에 혀를 내둘렀다. 소설을 읽고 특정 브랜드의 상품을 구매하고 싶은 느낌은 또 처음이다. (소설도 PPL이 있나?하고 문득 의아했다. 리모아 마케팅담당자 읽고있나!)
소설을 읽는내내 약간은 으레 있을법한 드라마틱한 전개를 나는 상상했다. 왜인지 모르게 투자한 돈이 폭망해 주인공들이 바닥을 전전하길 내심 바랬다. 후기에서 작가가 이미 집필전부터 의도한 설탕두른 결말에 매우 반하는 불순한 발상이다.
공간에 대한 약간의 개선. 그게 돈으로 귀결되는 열쇠이긴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생활의 질에 대한 욕구는 어쩔수 없이 막대하다. 바로 당장의 생활의 변화를 말하지만 미래의 계획을 회사의 멋들어진 제빙기와 함께 기대어야 하는 주인공의 현실이 크게 답을 찾은것도 아니다.
약간은 아쉬웠다. 팀장은 팀장대로 스테레오타입의 나쁜 혹은 무능한 역할로만 그려졌고, 동료들은 으레 관심외의 가십만 주절거리는 평면적인 역할로만 등장했다. 그들이 조금 입체적으로 관여했다면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하는 책임지지 못할 막연한 기대를 했다.
작가는 친절하다. 어떤 문장과 화두가 누구에서 부터 시작했으며, 그들로 부터 인용의 허가를 받았음을 마치 중요 사례를 인용한 각주처럼 후기에 하나하나 나열했다. 이는 근래 문제된 어느 작가의 사건에서 비롯되, 사실 분명한 논픽션에서 소설화되는 과정에서 누락된 실제 타인에 대한 배려이기도 했다. 새삼 사회가 이렇게 급격하게 변함을 가상화폐의 그래프를 언급하지 않아도 느낄수 있다.

가볍다. 부럽다. 달달하다.
이야기가 무겁지 않게 다가왔고, 3억2천을 번 주인공이 부러웠으며(미안해요 스포), 아직도 현재진행중일 그들의 결말이 돌돌 말려 범벅된 핫도그의 설탕마냥 달콤했다. 적어도 작가가 의도한 그런 한 권이기에 충분하지않나? 아님 현실적으로 가상화폐에는 근처에도 가보지않은 미경험자의 아름다운 환상동화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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