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문학생 수상작 7명의 7가지 이야기들

도서관 길고양이 - 제8회 푸른문학상 동화집 ㅣ 미래의 고전 21
김현욱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새로운 작가들의 새로운 작품들...
이 책은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작들이 담겨진 동화집이다.
아동청소년문학 분야에서 새로운 작가들을 발굴하고, 새로운 작품들을 엄선해온 푸른문학상은 시기를 더할수록 치열해지면서도 멋진 작품들이 나오는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새로운 이야기, 또 생각의 깊이를 더해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나온다는 것은 너무나 기쁜 일이다.
이 책 속의 7가지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우리 주변에 참으로 다양한 아이들이 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의 생각, 그 아이들이 처한 상황... 나와는 다른 아이들... 그들의 이야기를 엿보면서 역지사지의 마음도 생기고,
다양한 삶의 형태를 학습하는 것 같다.

 

[겨드랑이 속 날개] 엄마의 가출, 아빠의 질병으로 할머니가 계시는 시골학교로 가게 된 욱삼이..
욱삼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황이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그 상황을 숨기려고 하는 듯한 행동을 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비뚤어진 태도, 비뚤어진 얼굴표정을 짓고, 아이들과의 거리감,

아이들 위에서 일종의 우월감같은 것을 가지려는 행동을 보인다.
그런데 서울에서는 통했던 욱삼이의 행동은 이상하게도 시골학교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아무리 욱삼이가 무섭게 인상을 쓰고 있어도, 아이들이나 선생님은 그런 욱삼이를 본체만체하질 않는 것 같다.
학년이 섞인 시골학교에서의 수업, 특히 시를 지어보고, 감상하는 수업으로 인해 비뚤어진 욱삼이의 마음이 스르르 녹아버린다.

 

[일곱 발, 열아홉 발] 어른들의 씁쓸한 싸움이 아이들에게 번진 그런 이야기이다.
재활용쓰레기장을 놓도 벌어진 아파트 옆 동간의 싸움으로 인해,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주게 된다.
서로에게 가까운지, 먼지를 항상 발걸음으로 재던 우리의 주인공
급기야는 친구네 집에 더 가깝다면서 자기네 집앞에 학원버스를 서게 해줄 것을 요청하게 된다.
나중에는 서로 어색하고, 어른들의 일이기에 자기들은 화해하려는 노력을 보인다.

 

[도서관 길고양이] 책을 싫어하던 주인공은 일주일 동안 도서관에서 지내야 한다는 엄마의 명령 비슷한 것을 받게 된다.
어디 누가 이기나보자라는 식으로 우리의 주인공은 도서관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시간만 보내게 된다.
그러다가 도서관 창문으로 들어온 고양이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고,
고양이가 과연 책을 뽑아서 읽었는지 너무나 궁금한 나머지 밤에도 도서관을 찾게 되고,
그 범인인 고양이가 아닌 노숙자아저씨임을 알게 된다.
그 후로 노숙자아저씨가 읽었던 책에 푹 빠져든다.

저절로 아이가 책 속에 빠져드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어서 보기 좋은 동화였다.

 

[대장이 되고 싶어] 만날 형과 놀 때 형의 부하가 되어서 놀던 주인공은 어느날 여동생을 부하삼아서 대장이 되어서 놀게 된다.
대장이 너무나 하고 싶었던 우리 주인공은 동생에게 이거저거 하라고 명령하나
여동생은 명령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공주가 되고 싶다고 엉뚱한 제안을 하게 된다.

귀여운 여동생의 행동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오빠의 모습이 참 예쁘다.

 

[엘리베이터 괴물] 주인공 영민이는 엘리베이터를 혼자 타는 것을 너무나 무서워한다.
마치 엘리베이터가 괴물이 되어서 자신을 삼켜버릴 것만 같다.
친구랑 함께 타려고 하지만 친구는 영민이와 함께 다니는 자신을 흉보는 말이 듣기 싫어서 영민이를 슬슬 피한다.
결정적인 사건으로 인해 영민이는 친구랑 화해하고, 자기 내면의 괴물과 슬기롭게 싸우는 지혜를 친구에게 배우게 된다.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주변환경이 아이를 그렇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슬픔을 대하는 자세] 갑작스런 아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시자 졸지에 생계를 책임지게 된 엄마,
그리고 동생을 돌봐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한없이 슬프기만 하다.
동생은 자꾸만 어긋나가는 것같고, 너무나 속상해서 동생을 혼내기만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중에 보니, 동생이 아니라 자기가 슬픔을 이기는 자세가 잘못된 것을 깨닫게 된다.

 

[하늘에 세수하고 싶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었던 아줌마가 자신의 새엄마가 되면서 겪게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를 잘 읽던 아줌마, 그런 아줌마가 새엄마가 되기 전에는 무척 좋았다.
하지만 새엄마가 되고 나서는 그런 아줌마가 싫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왠지 어깃장을 놓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하지만 둘 사이의 앙금은 그들이 키우는 개와 고양이로 인해 녹아버린다.

예전의 새엄마와 아이들의 관계랑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왠지 더 보기 좋았다고나 할까.

7편의 단편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청소년소설이라 내 아이가 거쳐가야 할 그 시기의 이야기인지라 공감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푸른문학상을 통해 많은 작가들이 배출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