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고래
김형경 지음 / 창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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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잃는 다는 것은 엄청난 고통일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니은이는 바로 그러한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아이였다. 그 아이가 주위분들과 교감하고, 친구와 교감하는 과정 속에서 점점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소설 전체에 흐르는 분위기는 활기차다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침울하고 우울하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환해짐을 느낀다.
꽃피는 고래라는 제목은 니은이에게 도움을 많이 주는 장포수 할아버지의 직업과 관련된 제목이라 할 수 있는데,
아빠의 고향 처용만, 예전에 그곳에 있었던 고래잡이 어선들... 그 어선을 둘러싼 많은 일들... 고래를 다시 잡길 희망하는 할아버지...
니은이라는 아이 주변에 묘사되고 있는 것들이 너무 생생하여 눈에 보이는 것 같다.

김형경님 글은 사람풍경을 통해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은 에세이 형식이라서 주로 의식의 흐름을 나타냈던 것 같다. 이 책의 니은이의 의식세계 흐름도 그 책과 유사한 것 같다.

니은이라는 아이가 부모잃은 슬픔을 이겨내는 과정 중에 고래잡이 어선과 관련된 내용이 인상적이다.
장포수 할아버지가 들려준 고래잡이 이야기...
죽기 직전 고래가 내품는 핏빛 물줄기... 사람들은 그것을 꽃핀다고 한다는데... 상상해보면 끔찍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장포수 할아버지는 고래가 꽃을 피울 때 고래 영혼이 자기 자신속으로 들어온다는 걸 느낀다고 한다.
단순하게 고기를 잡는 어부라기 보다는 고래와 대화하고 교감하는 어부인 것 같다.

엄마가 강아지가 죽고 나서 이십년간 울지 못했던 것, 할아버지가 뒷산에 나무를 심는 것, 고래사냥노래를 과장되게 부르던 아빠의 모습 모두가
그들 나름의 슬퍼하는 방법이라고 결론 내린 니은이....
니은이도 자신 만의 슬퍼하는 방법을 찾길 바란다.

처음 시작은 부모를 잃고 슬퍼하는 아이였다면
지금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고, 그 일이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아이가 되어감을 볼 수 있다.

감각적인 소설은 아니다. 밝은 분위기도 아니다.
아이의 의식세계의 변화됨을 볼 수 있고, 성장소설이라고 붙이는 것이 어울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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