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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이야기 - 틱낫한 스님과 데니얼 베니건 신부님이 세상에 전하는
벨 훅스 엮음, 김훈 옮김 / 황금비늘 / 2007년 8월
평점 :
나는 아직까지도 종교가 없다.
물론 내 마음 속에 중심이 되는 지지선은 가지고 있지만, 종교에 심취하고, 강요까지 하는 종교인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종교의 자유가 법에서조차 보장하고 있음에도 강요하는 그들의 행동이 좋게 보이지 않았었다.
그렇기에 스님과 신부님이 세상을 전하는 이 책이 과연 나에게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을런지 걱정을 했었다.
두 분은 각각 불교와 천주교의 사제자이다.
따라서 내가 보아왔던 종교인들의 행동과 비슷하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그것은 나의 기우였다.
종교는 다르지만 생각하는 것이 너무나 흡사했다.
두분의 대담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서로의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의견에 거의 동조하는 분위기였고,
본인들의 종교에서는 어떻게 된다.. 뭐 이런 것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만일 붓다가 예수가 태어난 것 같은 사회에서 태어났더라면 그 역시 십자가에 못 박혔으리라 확신합니다.(p.167)
틱낫한 스님이 말씀하신 부분이다.
상대방 종교에 대한 존경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서로의 단점을 끄집어 내어 비난하는 일련의 예들이 무색할 정도로 두 분의 대담은 너무나 훌륭했다.
교회가 돈벌이의 수단이 되는 극단적인 예가 있음을 비추어볼 때,
종교단체와 돈의 관계에 대해 나름대로 두 분이서 한 이야기는 인상깊었다.
누군가가 순수한 마음을 갖고서 자비 행동을 한다면 그 사람은 반드시 다른 이들의 후원을 받을 겁니다. (p.144)
저는 종교적인 관점에서 유용하다고 볼 수 있는 에너지는 자비, 사랑, 관심뿐이라 생각합니다. (p.122)
세상의 진리는 하나라고 했던가?
두 분은 진정한 성인이었다.
서로 종교는 다르지만 진정 내가 바라던 성직자의 모습을 가지고 계신다.
종교, 감옥, 추방, 전쟁, 평화, 저항, 믿음까지 폭 넓은 분야에서 두분이 생각하신 점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종교에 대한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분들은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