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 - Himalaya, where the wind dwell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

 
감독 : 전수일

 

관람일 : 2009년 6월 15일 월요일 14:50분

관람장소 : 야우리 시네마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

 

내가 걷는 발자국 소리가 크게 들리는 곳, 히말라야

 

  처음부터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졸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영화를 굳이 영화관에서 보겠다고 고집한 것은  영화관이 아니면 절대 못 볼것 같기 때문입니다. 작은 영화관에는 20,30 대의 관람객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이드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중년의 부부와 아주머니들 15명 정도와 영화를 보면서 저희 또래의 관람객이 없다는 것에 씁슬했습니다. 영상의 언어의 길들여져서 흥미위주의 영화선택과 사색하는 것을 기피하는 것 같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영화의 취향은 다양하지만 저희 또래일 수록 많은 영화 편식을 접고 많은 영화를 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히말라야는...>는 스케치 같은 영화입니다. 온갖 화려한 색과 멎들어진 대사 하나 없이 그저 사실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크게크게 스케치된 장면들 속에서 커다란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큰 획으로 그어진 스케치 속에서 제가 찾은 의미는 유난히 크게 들리는 발소리 였습니다. 영화에서 의도적으로 발소리를 크게 들리게끔 한 것은 아니였습니다. 그저 사람의 말소리가 없는 곳에서 주인공 '최'의 걷는 소리는 그가 가는 길과 함께 점차 커져 내 안에서 울렸습니다.  바람소리 발자국 소리 등에 집중하다 보면 '최'와 함께 걷고 있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최'가 히말라야을 오르는 동안 생각했습니다. 난 어디로 가고 있나? 또렷하게 나는 걷고 있는데 그 뚜벅뚜벅! 거리는 소리는 정처없이 헤메이는 기분이였습니다. 아마 '최'도 그랬겠죠.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거의 대화를 하지 않고, 대화를 하더라도 언어가 달라서 소통하기 불편해보였습니다. 하지만 대화를 뛰어넘는 눈빛과 그 상황에 집중하게 만다는 묘한 힘이 영화를 보게 만들었습니다. 영화는 어쩌면 그런 연출을 의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 '최'는 기러기 아빠로 해고를 당한 뒤 네팔청년 도르지의 유골을 고향에 전달해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어렵게 찾은 도르지의 집에서  주인공 최는 도르지의 유골을 전해주지 못하고 방황하게 됩니다. 그의 아들과 함께 공놀이를 하고 피리소리를 들으며 그는 아마 죄책감과 그 주위를 떠돌면서 함께 히말라야의 바람소리를 듣습니다.

 

    도르지의 아내는 자꾸 도르지의 안부를 최에게 묻고, 최는 그때마다 말을 피할 뿐입니다. '최'는 결국 도르지의 유골을 끝내 말하지 못하고 그의 가족이 최의 짐에서 도르지의 유골을 발견하고 최에게 돌아갈 것을 권유합니다. 최는 다시 캐리어를 끌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이번엔 발소가 아니라 캐리어 끄는 소리만이 들립니다. 다시 돌아가는 최는 어쩌면 더 큰 짐을 안고 돌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하게 되는 영화입니다. 한 번쯤은  복잡하고 긴박한 스토리와 화려한 영상에서 벗어나  히말라야의 풍경을 바라보며 사색해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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