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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 디지털 시대의 인간 광고판
볼프강 M. 슈미트.올레 니모엔 지음, 강희진 옮김 / 미래의창 / 2022년 2월
평점 :
미래북살롱 5기 활동을 시작하며 경제경영 첫 책으로
<인플루언서>를 읽게 되었다.
경제경영이라기 보다는 사회 분야에 가까운 책이었는데,
인플루언서의 활동이 대중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얼마나 심각한가에 대해 고찰해보고 싶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어쩌면 이제는 연예인 보다도 인플루언서가 더 익숙하게 느껴질 정도로,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이 영향력을 알고 있는 기업들은 자신의 제품을 팔기 위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그들의 몸값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조직에 속하지 않고 자신만의 콘텐츠를 생산해내며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사는 듯해 보이는 인플루언서의 삶을 동경하는 사람들은 더욱 많아지고 있고, 인플루언서들은 ‘당신도 할 수 있다’는 말로 팔로워에게 희망을 주며 자신들의 좋아요 수를 늘려나간다.
저자는 인플루언서들과 그들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얼마나 교묘하게 대중의 관념을 조작해나가는지를 적나라하게 설명한다.
나역시 블로그를 통해 많은 수의 사람들이 유입되고 있기에 저자의 비판에 공감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불편한 마음도 드는 독서의 시간이었다. 아마 이 불편함은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 SNS를 운영하거나 SNS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느끼지 않을까 싶다.
책에서는 주로 여성 인플루언서의 모습을 자주 묘사한다. 머리카락 한 올까지 신경쓰며 옷매무새를 매만진 후, 수십 장의 사진을 찍은 뒤 그 중 가장 나아보이는 사진을 올리며 마치 ‘대충 찍은 사진인 척’ 말한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 입장에서 인정하는 바이다. 남편과도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 적이 많은데, 우리의 결론은 ‘정말 풍요롭게 행복하면 인스타그램에 게시글을 올릴 생각도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ㅋㅋㅋ 돌이켜 보면, 삶의 만족도가 정말 높을 때에는 굳이 인스타그램을 켜고 싶지 않았다. 반대로 힘들 때나 그 틈에 떠난 잠깐의 여행 중에서 ‘나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매 순간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다.
그리고 게시글이나 스토리를 올리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 게시글과 스토리에 반응하는지를 궁금해하며 반복적으로 인스타그램을 껐다켰다 한다. 이렇게 불필요한 시간을 없애기 위해 최근 들어서는 의도적으로 글을 잘 올리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의 피드는 나에게 소중한 순간이나 인상 깊게 읽은 책들을 기록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또한 인플루언서들을 팔로우하며 그들의 삶을 무의식적으로 동경한다. 사진으로 보여지는 것만이 그들의 일상이 아님을 인지하는 것과 그들이 쓰는 제품, 그들이 하는 말에 감성적으로 현혹되는 건 다르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약해져 물욕이 차오를 때면 괜히 인플루언서들이 사용하는 제품이 좋아 보인다👀
얼핏 보기에 인플루언서들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생산자로 보이지만, 사실상 그들 또한 자본주의의 노예라는 점을 저자는 지적한다. 협찬받은 제품의 사진을 올려주고 인플루언서들이 받는 대가보다 그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기업이 갖는 이익이 압도적으로 거대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중보다 인플루언서가 한두 단계 높은 생산자의 삶을 살긴 하지만 말이다.
보정 카메라를 통해 얼굴을 더 예뻐 보이게 만드는 ‘디지털 외모 업그레이드’는 반대로 현실의 외모에 대한 불만족감을 형성한다. 실제로 성형을 하고자 방문한 많은 이들이 자신의 보정카메라 사진처럼 성형하길 원한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주체적인 사고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잠깐이라도 주체적인 사고에서 벗어나면 수많은 광고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자본주의의 삶에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그에 휘둘려 본연의 존재를 잊지 않도록 단단한 나를 만들자고 다짐한다. 또 나역시 광고성 협찬을 받을 때, 진정성과 광고 사이의 중심을 잘 잡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