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 대모험 - 2012 제6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9
이진 지음 / 비룡소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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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의 원더랜드 대모험

원더랜드를 꿈꾸는 벌집촌 소년의 대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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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그 화려한 표지에 사로잡혔다. 형형색색의 회전목마가 원더랜드 대모험이라는 굉장히 유쾌하고도 즐거운 제목과 잘 어울렸다. 글씨체도 참 마음에 들었다. 원더랜드 대모험이라는 그 글씨체가 원더랜드 대모험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책의 제목과 아주 잘 어울리는 글씨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책의 제목을 보고 나는 이 책이 판타지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다 읽어본 결과 판타지와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오히려 그 반대라고나 할까? 꿈과 환상의 나라라고? 이런 것을 반어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위에 붙여넣은 소개와 같지만, 조금더 살을 붙여서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주인공 남자 아이의 이름은 최승협으로 정명중학교 3학년생이다. 그 소년의 부모님은 공장에서 일하고, 가난하다. 그리고 보다 좋은 세상에서 정당한 대가를 받고 일하기를 꿈꾸며 정부와 자본가들에 대항하고 투쟁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소년의 부모는 1980년대 암울한 노동자들의 표상이다. 소년의 여동생은 선천적인 심장병을 앓고 있다. 소녀는 공부를 하고 싶어하고, 학교도 가고 싶어하지만 소녀의 심장은 그 모든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매일 집에서 책을 보고, 검정고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고, 유일한 낙이다. 소녀의 심장병은 사실 치료가 가능하다. 그런데 그럴만한 돈이 없기 때문에, 소녀의 어머니는 전대통령 부인이 설립했다는 심장 재단에 매달 편지를 보낸다. 심장 재단에서 편지를 받아 보고 심장병의 치료비를 마련해 준다고 하지만 3년째 감감무소식이다.

 

  아마 이정도면 어느정도 감을 잡을 것이라 생각한다. 원더랜드라는 곳은 주인공 소년과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데 그 꿈같은 일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소년이 원더랜드 티켓에 당첨된 것이다. 그렇게 가고싶어했던 원더랜드 말이다. 그렇게 행사 당일에 원더랜드 초대권에 당첨된 주인공을 포함한 총 35명의 아이들이 원더랜드에 모였들었고, 여기에서 아이들은 생각지도 못한 특별한 행사로 준비된 특별한 경기에 임하게 된다. 이 경기는 원더랜드의 각종 놀이기구를 타면서 펼쳐지고, 총 4번의 예선을 통해 한명씩 뽑아내어 결승전을 통해 최종 우승자를 가리게 된다. 그리고 우승한 사람뿐만 아니라 3등까지도 원더랜드에서 제공하는 상품을 받게 된다. 원더랜드에 초대된 35명의 아이들이 이 말에 상품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주인공도 상품이라는 말에 죽을 힘을 다해 경쟁에 임한다. 여기서 소년은 몇명의 아이들을 만난다. 그 중에서 기억할 만한 아이들은 단 3명, 1번, 13번, 35번이다. 여기서 아이들에 대한 소개를 덧붙이자면, 1번 아이는 굉장한 부자로 외국에 있는 놀이공원에도 몇번이나 다녀왔고, 13번 아이는 육군 소령의 아들, 35번은 흑인 혼혈이다.

 

  이 책은 내가 정말 오랜만에 읽은 한국소설이다. 어쩌다 보니 그동안 외국 소설만 읽어왔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문학 교과서에 있는 소설들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었다. 1980년대의 배경에서 특히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1인칭 주인공 시점도 굉장히 오랜만에 접했다. 간만에 느끼는 향수에 정신을 못차렸음에도 불구하고 난 빠르게 소설을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다양한 사건들의 연속으로 지루하지 않았고, 주인공의 내면 심리 또한 톡톡한 재미를 주었다. 주인공이 원더랜드에 가면서부터는 약간 로알드 달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로알드 달의 소설처럼 환상적이고 놀랍지는 않다. 그냥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놀이동산이고 지금에와서는 전혀 특별할 것도 없다. 그런데 훨씬 더 삐뚤어지게 비판적으로 읽었던 것 같다. 아마도 이 소설의 전체적인 기본 바탕이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사실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모른다. 한국 사람들은 행복한 결말을 좋아하지 않나? 아니 전세계 사람들이 다 그렇지 않을까? 그래서 그것이 아닐까봐 가슴이 철렁했다. 

 

  이 책은 다시 한번 말하겠지만, 절대 판타지와는 관계가 없다. 오히려 너무 현실적이라서 조금 찌푸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왜 제목이 원더랜드일까? 원더랜드라는 놀이공원은 책에서도 나오지만 잠실역이라는 곳에 위치한다. 우리나라 사람이 한번쯤은 가봤을 그 놀이공원이 떠오른다. 일단 이렇게 연상된다는 것부터 환상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그런 것 같다. Woderland에서 Wonder라는 동사의 의미가 바로 처음에 주인공에 원더랜드에 대해서 가지고 있었던 궁금증을 나타내고, 주인공이 원더랜드에서 다녀온 후에 말하는 것이 아마도 원더랜드의 허구성을 아주 신랄하게 꼬집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원더랜드는 어땠어?"

나는 1번처럼 잘난 척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별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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