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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과 도넛 - 존경과 혐오의 공권력 미국경찰을 말하다
최성규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1월
평점 :
공권력의 상징, 미국 경찰보고서.
지구 반대편에서 미국의 공권력의 상징, 미국 경찰의 구조와 현재를 읽는다는게 얼마나 낯선일인가하면 미드 와이어를 보면서 한국경찰을 떠올리지 않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
미국은 이주민의 나라, 여러 인종의 용광로(melting pot), 각 주마다 다른 법을 가진 자치와 연방의 나라, 불문법과 의회의 나라 미국. 우리나라는 긴 시간 단일민족에 가깝고, 인종도 단일인종에, 한나라에 하나의 법이 통용되며, 자치보다는 중앙집권적 성격이 우세하며 성문법을 따르는 작은 땅덩이의 반도국가다. 이렇게 닮은구석 없는 두 나라의 경찰에 대한 이해 역시 정 반대지점에 있다.
몃년전까지 미드 수사물에 열광했다.범죄형태가 직접적으로 보여지는 시리즈물은 정말 즐거운데 수사공조 엉킬땐 내 속이 다 뒤집어질 것 같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답답함이 나의 무지에서 시작되었음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우리나라 경찰로 대입해 보니 당연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지.) 시스템이란 것은 그 나라의 문화와 생활형태에 근거하여 만들어야한다는 것도.
자치경찰의 형태를 우리나라 경찰시스템에 대입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은 자치제도의 확립인데, 인구밀집이 서울경기, 혹은 몃개의 광역시에 집중(몰빵!)되어있는 지금의 인구분포를 보자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 여겨진다. 재원 없는 제도의 실효성은 말 안해도 이미. 미국은 땅덩이가 넓고 면적당 인구수가 적다보니 자치경찰 제도가 당연히 필요할텐데, 우리나라는 그만큼 면적이 넓은 것도 아니고, 옆동네 차타고 넘어가면 금방인 곳이니 자치의 개념이 좀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미국과 달리 '우리가 남이가'와 더불어 '좋은게 좋은거지' 가 만연한 작은 단위지역에서 공권력에 법의눈길이 닿을까. 글쎄. 굉장히 비현실적인데.) 하지만 경찰의 처우 개선을 위한 노조설립은 충분히 다른 형태로도 있어야한다 생각이 들고
수많은 다른 문화적 차이점 중에서 '총기소지'에 관한 이야기에 경각심을 가지며 읽게 되는데, 유럽인의 이주로 시작된 국가이다보니 미국 원주민들과의 전쟁(참.. 순화했다)에 대항하기 위해 총기소지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고 이해하려 해도 총기소지가 불법인 나라 사람인지라 겁나고 무섭기만하다. 특히 자기방어용으로 총을 가지고 다니다 경찰과 마주쳤을때 오해한 경찰에게 총을 맞아 죽을수도 있다는 문장에선 총이 스스로를 지키려고 존재하는 물건인지 의심하게 된다. 우리나라도 수렵용 총 같은 경우 허가제로 소유 가능하고, 수렵 역시 정해진 시기에 정해진 곳에서만 한정적으로 이루어지는걸로 알고 있다. 자연에서 마주칠 수 있는 큰 짐승들에게서 자신을 지킬 용도로 총이 필요하다면 그정도로도 안되는걸까. 마약과 갱단 때문인가.
보고서에 가까울만큼 의견보다는 사실관계에 주목한 제도 이야기라 보고서에 가깝고, 애매한 구석 없이 깔끔한 의견게재가 마음에 들었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바 '나는 경찰이라는 조직 안에서 경찰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본다' 고 했듯 자신의 의견이 어느 방향에서 서술되는지 직접적으로 언급한 이 문장을 책을 읽는 내내 잊지 않고 읽는다면 대한민국 경찰제도의 보완방법과 함께 치안인력 부족 지역에 대한 대안들을 생각해 볼 만 하다. 우리나라의 경찰제도에 변화를 도모하자면 너무 큰 문화적 배경차이를 가진 미국 보다는 절충할 수 있는 곳의 제도를 좀 더 찾아보고싶은 마음이 들어 남미, 혹은 유럽의 치안형태를 검색해 보았지만 미국경찰에 대한 정보 만큼 자세히 나온 것이 없어 비교해 생각할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 EU의 경찰제도 형태를 비교해 볼 수 있었으면... (아시아에선 경찰제도를 비교해 볼 만한 나라가 .... 음..)
꼬릿말1) 총기소지 방법 완전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오픈캐리와 컨실드캐리에 대한 과거와 현재 생각!! 우와! 이런거 너무 재밌다! (우리나라가 총기소지불허니까 재밌겠지)
꼬릿말2) 우리나라 소방관의 PTSD의 위험이 언급된것이 얼마 되지 않은 것 처럼 경찰관의 업무상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도 상당할 것이라 생각되어서 미국의 경찰은 업무상 재해인정과 재활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궁금했다. 우리나라의 제도와 비교해보며 제도적 개혁보다 기존 경찰관의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실례들이 더 많이 실렸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실려있긴 한데 적어서)
꼬릿말3) 작년 5월에 벌어진 조지플로이드 사건때 문제가 된 경찰서 자체를 없애버렸다는 부분을 읽으며 2014년 해체된 해경이 문득 생각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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