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폭스 갬빗 3 - 나인폭스 갬빗 3부작, 완결
이윤하 지음, 조호근 옮김 / 허블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나인폭스갬빗 #3권 #이윤하 #동아시아 #허블
​ Revenant Gun (망령의 무기 혹은 주군의 총)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과 그것을 어떻게 지휘할 것인지 명확히 그려지지 않는 한 아무도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아무도 전쟁을 시작해서는 안된다.
『전쟁론』 - Karl von Clausewitz

 

누군가의 핏값으로 유지되었던 표준역법 세상이 전복되었다. 그러면 세상은 다시 좋아졌을까. 그럴리가. 사는 사람은 그대로인것을. ​
제국은 표준역법을 유지하는 보호령과 새로운 역법을 받아들인 초기민주주의 형태 협정국으로 나뉘었다. 보호령엔 켈의 이네세르가, 협정국엔 켈 브레잔이 수장이 되어 켈은 서로가 칼을 겨눠야 하는 상태가 되었고 사라진 니라이 쿠젠은 이 틈을 노려 자신의 총, 제다오를 부활시켰다.
체리스가 제다오의 유리질조각 일부를 흡수하여 제다오의 능력을 받아들였던 1권의 끝부분이 3권과 맞물린다. 체리스가 흡수한 유리질 조각 일부에 담긴 기억을 상실한 채 불멸의 새 육체에 들어간 새로운 제다오가 탄생했다. 세계 최강의 전술능력에 불멸의 육신을 얻었으니 900년을 살아온 쿠젠으로선 완벽한 총을 얻은 셈이다. 물론 제다오가 행했던 수백만의 살육 기억을 제외한다면.
수백만을 죽이는데 조금의 동요도 없는 니라이 쿠젠. 그가 900년 전 칠두관의 권력을 가지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골목에서 굶어죽어가는 소녀를 살리고 싶었기 때문이었으나 영생에 가까운 삶을 살면서 서서히 변해갔다. 그렇게 시작을 잊은 권력자는 재앙이 되었고 자신이 창조한 총이 자신을 겨누게 만들었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던 서비터와 이동수단으로만 여겨졌던 나방이 이지를 가지고 자유를 갈망하는 생명체로 의지를 행하는 마지막은 인간에겐 안타깝고 그들에겐 다행이었다. 인간에겐 안타까우나 동물과 식물들에겐 너무나 다행인 일들이 있듯이. ​

 

3권은 앞선 1권과 2권에 비해 서로에게 가진 애정과 증오가 잘 드러난다. 그래서 켈 브레잔이 이네세르와 함께 정치가로서 성장하고, 니라이 쿠젠의 긴생에가 변질되고, 살육의 조각을 넘겨받은 체리스와 열일곱으로 돌아간 제다오의 서사가 차곡차곡 쌓여 결말에 이르게 한다. 특히 켈 다네스와 제다오의 서사와 그 결말은 1600페이지 가득한 전투와 정치적 수 싸움을 넘어선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 결말이 아니기도 어렵겠다만)
1권과 2권에서 느낀 빈 구멍들이 3권에 와서야 비로소 채워진 느낌이다. 다시한번 적지만 시리즈물은 끝까지 읽어야....

 

슈오스 제다오와 카라크 제다오 쉬칸, 켈 체리스와 아제웬 체리스. 같지만 다른 사람,학살자의 기억을 가진 아제웬 체리스가 므웬족의 정착지에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학살자의 기억을 잃었으나 스스로가 번제의 여우였음을 알고 있는 카라크 제다오 쉬칸이 슈오스의 윤리교육의 기틀을 만들기까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 이론이 아니라 마음이, 전략과 전술이 아니라 호의가 그 길을 터 줄 것이다. 쿠젠의 변질된 목적과 비틀어진 방향이 일으킨 결과를 생각한다면 미코데즈와 제훈, 브레잔과 이네세르와 같은 정치가들이 쿠젠의 길을 답습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 브레잔과 미우잔의 현실남매 티키타카 (으르렁)
- 2권에선 이스트라데즈가 짠내나더니 3권에선 다네스가... 엉엉엉엉 폭풍오열. (;´༎ຶД༎ຶ`)
- 브레잔은, 집에선 까치집에 늘어진 반팔티 차림으로 궁시렁대고 성질 버럭 내면서도 묻는말엔 꼬박꼬박 답하는, 저거 멀쩡하게 살긴 하나 싶은데 밖에선 할 일 잘 하고 다닌다는, 어딘가 헐랭한 내 동생 느낌이다. 그러니까 트세야, 네가 고생이 많겠다 크크크크크킄ㅋㅋㅋ
- 2권에서 짧고 굵게 각인되었던 자니인 치안판사가 다시 등장해서 반가웠고, 키루에브 살아있어서 고맙다.​
- 직전에 읽은 책이 휴고상 수상작이었고, 이 책은 휴고상 노미네이트 작품. 부서진 대지들 3부작과 살짝 비교하자면 부서진 대지들은 약간은 촉촉하고 말랑말랑하다는 생각을 한 반면 나인폭스갬빗은 정치와 전술 비중이 크다보니 설정이 더 촘촘하고 문체가 건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군부가 배경이라 당연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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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에는 이단들도 '무고한 사람들'이었어. p.113 <켈 브레잔>

🔖 떡이 진 머리카락. 한떄는 분명 예뻤을 눈. 하지만 내가 곁에 다가같을 때, 아이의 눈은 이미 부어오른 채 감겨있었다. 우리나라는 수천 개 행성에 세력을 뻗칠 만큼 강력하다. 그런데도 분파 사관학교 바로 옆 골목에서 어린아이가 굶어 죽는 것조차 막지 못한다. p.129  <쿠젠의 기록 中>

🔖 당신도 망설여지나보군요.
누가 안 그렇겠습니까? 이러한 고민을 멈추는 그날, 우리는 패배하는 겁니다.
말은 잘 하는군요. 목숨을 잃을 사람들에겐 전혀 도움이 안 되겠지만요.
이게 전쟁입니다. 사람은 끊임없이 죽어나가죠.
- p.162 브레잔과 키루에브의 대화 中

​🔖 잔혹한 사건이 일어난다고 해서 개인의 삶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행복을 주는 단순하고 사소한 일에 몰두할 시간이 확보된다면, 좀 더 나은 대처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을 방법 대신 말이죠. p.174  <미코데즈>

​🔖 과거를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명예롭게 전진하는 것 뿐이다. 그 어떤 속죄로도 부족하리라는 사실을 마음에 깊이 새긴 채로. p.222 <가라크 제다오>

​🔖 폭정이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일자리를 주고,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는 했지. 이단자에겐 해당되지 않겠지만 말이야. 하지만 다른 누군가가 언제나 그 대가를 치러야 했어. p.368 <아제웬 체리스>

​🔖 드디어 완벽한 장군을, 완벽한 총을 창조해냈다고 생각했는데, 그 총에 영혼을 주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어. p.558  <인형>

​🔖 실패한 방법론을 계쏙 적용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죠. 어쩌면 호의로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p.585  <제훈>

​🔖 교과과정을 원하신다고요? 세 단어면 충분할 겁니다. '나처럼만 하지 마라' p.593  <가라크 제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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