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피안 #하오징팡 #은행나무출판사
📍 오늘 차안(此岸)과 피안(彼岸)의 경계는 맞닿았고 이 책은 2020년엔 SF지만 머지않은 미래엔 현대문학일 수 있다.
✒ 여섯개의 단편.
<당신은 어디에 있지?>
분신이 있었으면 나 대신 출근시켰을텐데. 일주일에 5일은 아침마다 하는 생각. 그 분신이 AI기술과 만나 실제하고 상품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영생병원>
자주 찾아뵙지 못한 어머니, 어느날 갑자기 위독해진 어머니가 유명 병원에 입원하시지만 면회를 전혀 할수 없다. 화물칸에 숨어 든 그는 죽어가는 어머니를 보고 오열하고 돌아왔지만 집에는 건강한 어머니가 계시다. 병원에서는 대체 무슨일이 생기고 있는걸까.
<사랑의문제>
인공지능설계자 린안은 AI집사 천다에게 공격당해 의식이 없고, 이는 인간이 아닌 용의자가 AI인 초유의 법정사건이 된다. 하지만 진짜 AI가 범인일까. AI는 인간을 위해 존재할까 아니면 기업을 위해 존재할까. 혹은 AI가 초월적 존재로 존재하는데 인간이 모르고 있는 것일까.
<전차 안 인간>
거짓말 기능을 부착한 기계와 인간, AI너머 조우한 인간의 결말은....
<건곤과 알렉>
<인간의 섬>
인간이 살 수 있는 행성을 찾기 위해 우주여행을 하고 돌아온 인간이 마주한 미래의 지구에서 자유의지가 가지는 의미란 무엇일까
✒ 속도감 있는 SF가 아니다. 전투장면이나 우주가 배경인 것도 아니다. 몃몃은 기존 SF물에 자주 등장하는 초월적 AI의 존재가 등장하지만 분명 이를 풀어내는 방식이 차안(此岸) 에 있다. <당신은 어디에 있지> 에서는 긍정감정만 주어진 AI가 왜 인간과 공감하지 못하는가를 한 연인의 상황으로 대입해 풀어낸다. <영생병원>에서는 모든 기억을 가진 복제인간 어머니가 나타남으로서 화목해진 가정, 행복해하는 아버지를 보며 복제인간(신인) 이 과연 잘못된 일인가 갈등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인간복제는 의학윤리에 가장 이슈되는 부분이다. 자본과 인간존엄이 공존해야하는 (여러모로 눈치가 보이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막판 반전이 그의 선택에 당위성을 주었으나 나는 판단을 보류하련다. <전차 안 인간>은 AI의 제안에 희망을 가지고 고통 당하는 인간의 집단거주지 주변에서 마주친 두 인간의 반대 선택에 가슴이 아팠다. 이 결말은 AI에겐 당연한 선택이나 인간으론 더없는 절망이기 때문일 것이다. <건곤과 알렉>은 어린 아이와 어울리며 스스로 해야할 일을 찾는 AI의 모습을 그렸다. 여섯 편의 단편 중 가장 실현불가능하기에 기쁘게 웃으며 읽었고 그래서 씁쓸하기도 했다. 마지막 단편<인간의 섬>은 인류가 살 수 있는 또 다른 행성을 찾아 장기우주여행을 떠났다가 지구로 귀환한 사람들이 '제우스'라는 글로벌 인터넷 인터페이스에 의해 감정과 선택을 컨트롤받는 상황에 마주치면서 생기는 갈등상황을 그린다.
이 책에서 가장 오래, 가장 공들여 읽은 단편은 <사랑의 문제 >였다.
이 단편에서 테드 창의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가 생각난 건 왜인지 모르겠다
AI집사 천다는 새로운 데이터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더 높은 인공지능(신)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대화하는 가상공간 만신전에 들어가 '극도의 흥분상태' 를 경험한다. 스스로 학습하고 사고하는데 이것이 인간의 사유, 혹은 득도의 과정과 다르지 않다 인간의 전유물인 학문의 탐구, 철학의 사유, 종교적 득도까지도 AI에게 가능하다면 인간과 AI의 경계가 과연 의미 있을까, 인간과 AI를 가를 수 있는 차이가 자살과 비이성적 선택 뿐이라면.... 한참동안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거기에 만신전의 신들(더 높은 AI)의 협업으로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상태에 악의가 더해진다면, 악의 뿐 아니라 약간의 우월감만 더해지더라도 AI역시 양극으로 계급이 나뉠 게 아닌가, AI끼리도 이미 먹고 먹히는 정치싸움이 없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 "저 멀리 피안을 바라보는 건 우리가 서 있는 차안을 비춰보기 위함이다. " 』
인간이냐 A.I냐 관점에 따라 모든 단편의 결말은 새드엔딩이기도 해피엔딩이기도 하다.
인간은 오차없는 A.I를 꿈꾸고, A.I는 인간을 모델로 프로그래밍 되는 요즘, 인간과 AI의 경계가 맞닿고 종내 경계가 허물어 질 터.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차안(此岸) 에서 나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살고 있는가, 곧 다가올 피안(彼岸)에 어떤 철학적 가치를 가지고 사유 하고 있는가. 이 여섯개의 단편으로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마도 이것이지 않을까.
🔮 김초엽작가님이 이 책을 추천하신데는 이유가 있었다.
🔮 으... 우주선 식사대용에 닭고기분말.. 최소한 닭가슴살분말은 아니라고해주세요
🔮 드러커가 더이상 우주여행을 하고싶지 않은 이유에서 빵 터짐.ㅋㅋㅋㅋㅋㅋ 이분 내 스타일이넼ㅋㅋㅋㅋ
🔮 북마크할게 너무 많아서 다 쓰지도 못하겠다. 최대한 써보는데까지 써볼게여?
🔖 자신의 생명이 다 되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 가족 안에 차지했던 자신의 자리를 신인에게 내주길 원한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출렁이는 연연함일 것이다 자신과 아버지를 향한 버리지 못한 애착이자 자신과 아버지에 대한 위로일 것이다 P.137
🔖 인간과 인공지능의 증언이 일치하지 않을때 인간을 믿을 수 있는가? 인공지능이 진술 한 내용이라면 그의 기억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도 되는가? 인공지능은 거짓말을 할까? 인공지능은 복수심이 없는가? p.223
🔖 인간의 가장 큰 문제는 언제나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데 있다. 인간은 너무 많은 것을 고려해서 취사선택을 할 수 없다. 기계는 하나같이 내시균형을 찾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인간은 항상 내시균형에 따라 문제에 대답할 수는 없다. p.258
🔖 그들은 가치를 부여하는 게 아니라 가치를 계산하고 있었다 p.322
🔖 유전자 풀에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는 환자는 제거되어야 하나요? / 위험이 있으면요. / 그럼 그게 당신들 자신이라면요? / 무슨 일이든 언제나 대가가 있기 마련이에요. - p.365
🔖 이봐. 알아? 때때로 자유의지야말로 당신이 주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낮은 확률의 길이라는 걸 말이야. p.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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