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
사샤 스타니시치 지음, 권상희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신 #사샤스타니시치 #은행나무출판사
 
📍  당신의 출신을 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 사샤 스타시니치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비셰그라드에서 나고 자랐다.  세르비아출신 경영학자인 아버지, 보스니아의 무슬림 정치학자 어머니 슬하의 아들이고  마피아 대부인 할머니와 낚시를 사랑하던 할아버지의 손자이다. 30년 후 사샤 스타시니치는 독일 난민신청을 위한 자필 이력서를 작성하며 '나'를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태어난 병원도, 지명도, 동네도, 친구들도, 내가 소속되었던 나라마저 사라진 상태에서 '출신'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민족주의로 전쟁이 발발해 무너진 곳에서  인종이나 혈통,혹은 종교에 기반해 출신을 정의하는 것은 참 의미없다.
​✒ 난민의 출신증명이란 내가 무엇을 하고 살았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당신들에게 무해하다고 서류로 증명해 삶을 허락받는 낮은 포복이다. 부유하는 생이 삶의 시간을 유예받는 일이다. 이미 사라진 나라, 지나간 시간에서 출신의 무해함을 어떻게 증명하지. ​
조부모의 과거를 찾다보면 무해함의 시작을 증명할 열쇠가 있을 것 같았다. 나의 출생과 함께 이전의 시공간을 기억하는 사람. 그러나  할머니의 기억이 어디에 있는지 어느 시간에 있는지 헤메이기 시작하면 그 열쇠도 어디론가 사라진 것 같다.
부모님의 기억으로 찾아봐야하나. 경영학자의 아버지와 정치학자 어머니가 고향을 포기하고 독일로 옮겨 오면서 생과 함께 가난과 불안을 얻었다. 생에 가난과 불안을 분리할 수 없는 난민에게 가난이란 추방의 또다른 빌미였다.
​✒할머니는 어떻게 지내는지를 묻지 않는다. 항상 배고프지, 피곤하지 처럼 지금 대면한 상황만 묻는다.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 미래에 무엇을 할것인지 묻지 않는다. 매일 매일이 모든 순간이고, 나의 출신이며, 나의 증명이니.
​"언짢아 하지 말아라. 여기저기서, 모든 일들이 잘 풀릴거야."
'여기'라고 할땐 손바닥으로 가슴 위에 올리고, '저기'라고 할땐 집게손가락으로 내 이마를 가볍게 톡톡 두드린다.
"산책 나갈까?"
"이제 출발해야 해요."
"뭔 소리야. 오늘은 아무도 안 가도 돼."
"오늘이 며칠인데요?"
"매일매일이 모든 나날들이지."
✒ 『나의 반항은 출신의 숭배 뿐 아니라 민족적 정체성에 대한 환상을 거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속감은 지지했다. 나를 원하고 내가 있고 싶은 곳에서는 소속감을 갖고 싶었다. 그런 소속감과 함께 우리의 가장 작은 공통분모는 '충분하다' 였다. 』 -p.295
지난달에 '다크룸' 에서 헝가리 유대인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읽었다. 다크룸의 스테파니 팔루디는 정체성을 세상이 나를 받아들이는 방식 (p.517) 이라고 정의한다. 나를 정의하는 무엇이 정체성이라면  정체성이 나의 출신, 나를 가장 나답게 설명하는 방법에 가깝겠다고 가늠했다. 독일에 살지만 독일인으로 인정받기 위해 매 순간 갱신해야하는 사람, 그렇다고 출신지로 돌아가기엔 불안과 가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 그래서 과거와 타인에게서 출신을 찾기 보다 자신의 현재로 출신을 증명하고자 노력한 난민의 기록. 가벼울수도 즐거울수도 없는 기록이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내전요약은 댓글에)
🔮 오랜만에 세계사공부. 유럽의 화약고 발칸반도...이 동네 코로나바이러스 대처는 괜찮을까.
🔮 대상포진 통증이 생각보다 오래가서 성가심. (짜증수위가 높아져서 탄수화물 공급이 빈번해짐)

������ 이 산이 떠안고 있는 짐 같은 맛이 났다. 또 어떤 것이 어떤 사람의 소유라는 주장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같은 맛도 났다. 아니 그렇지 않다. 차가운 우물물은 물맛이 났을 뿐이다. -p.47
🔖 한 나라의 언어를이해한다고 그 나라가 꼭 당신의 나라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나라와언어의 관계는 덜 상대적이다. p.
🔖 누군가에게 내게 고향이 어떤 의미인지 묻는다면 나는 길 건너편에서 친절하게 인사하는 이웃 사람 하이마트 박사 이야기를 할 것이다.슐레지엔에서 온 치과의사, 유고슬라비아에서 온 늙은 제동수, 충치없는 15세의 소년, 이 세 사람이 서너시간동안 네카어강가에 나란히 앉아 그 시간만큼은 세상의 그 어떤것도 두려워하지 않은 일도 덧붙일것이다. p.238
🔖 내게 비셰그라드는 더는 근심 걱정 없는 장소가 아니다.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그곳에서 벌어진 잔인한 만행에 대해 각주를 달지 않고 떠올릴 수 있는 순간이 거의 없다.p.263

#독일도서상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독서 #책 #책읽기 #책추천 #책리뷰 #독후감 #데일리 #일상 #📚 #bookstagram #book #reading #daily
✒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해외뉴스에서 간혹 흘려듣는 유럽의 화약고 발칸반도, 20세기의 신 인종청소, 킬링필드. 그마저도 지구반대쪽에 소식이 닿을즈음에는 모 프로그램 속 크로아티아를 위시한 아름다운 풍경으로만 기억되는 곳.
현재 정식명칭 :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연방
종교- 이슬람 (보스니아계 48%) 로마가톨릭 (크로아티아계 14%) 동방정교회 (세르비아계 37%) 유대인,루마니아계 0.6%
언어 -키릴문자와 라틴문자 사용.
이 곳은 고대 로마제국 멸망 이후 동쪽은 동로마(동방정교), 서쪽은 서로마(로마가톨릭)가 자리잡는다. 북부는 12세기 보스니아가, 남부는 15세기 헤르체고비나가 세워진다. 거기에 오스만투르크 지배(15c후반)로  슬라브계 보스니아인이 유입되면서 이슬람교가 자리잡고, 19세기에는 오스트리아가 통치했다. 자본과 정치적논리에 따라 국경이 시시각각 바뀔수 있는 혼돈의 구간인 셈이다.
1차 세계대전에 패전한 오스트리아가 물러나면서 유고슬라비아왕국이 세워졌으나, 2차 세계대전이후 티토를 중심으로 연방이 된다. 허나 티토 사후, 경제적악화로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민족주의가 팽배해진 가운데 인종과 종교 갈등에 불이 붙게 된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독립요구, 세르비아 반대)  크로아티아가 보스니아 지역을 장악( 로마가톨릭+이슬람,슬라브계) 하고 세르비아인과 유대인을 학살, 강제이주하는, 인종청소와 종교갈등의 서막이 열린다. 이게 보스니아내전. 국제기관의 개입으로 종전되었지만 1988년 코소보사태 (신유고연방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알바니아계 코소보 주민과 세르비아 정부군 사이에 벌어진 유혈충돌)가 다시 발발한다. 현재 1국가 2체제의 불안한 정치구조와, 유럽 내 최빈국이라는 경제적 위치, 크로아티아에게 해안선을 내 주고 내륙국가가 되어 발전의 한계가 생긴 지리적 상황변화로 여전히 내전발발의 위험성이 높은 곳이다. (적다보니 1차대전부터 백년을 내내 전쟁중)
-진짜 짧게 요약했는데 이 안에서도 연합하다 뒤통수치고, 다시 잠잠하다 또 독립하겠다고 싸우고 ... 다 생략함(못씀)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