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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 - 지중해의 태양 아래에서 만난 영원한 이방인 ㅣ 클래식 클라우드 16
최수철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월
평점 :
#카뮈 x 최수철 #클래식클라우드#아르테
📍카뮈 작품들의 허브가 되어줄 책.
억압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이 자연의 힘과 더불어 모든 것이 순간순간 변하고 그 과정에서 인간들 하나하나가 그 힘에 대항하여 변하고 뭉개지는 것들을 가지고 어렵게 하나의 형태를 빚어내고자 최선을 다 하는 것. 그러다가 시간이 다하면 다만 헛되이 스러져가는 것, 지상에서 영원한 것과 경건한 것은 우리 속의 영원함과 경건함에 대한 의식일 뿐이라는 것. 그러한 명징한 의식을 통해 삶의 본질을 투시하며 순간적이고 개인적인 것들을 가지고 영원한 윤곽이나 형태에 도전하는 작업이 곧 예술이라는 것 그리스의 정신을 가진 지중해인이자 예술가로서의 카뮈를 우리는 그렇게 이해할 수 있다.
✒ 지중해의 뜨거운태양과 자연을 사랑했던 카뮈의 작품들을 몰아 읽었다. 페스트, 이방인, 겨울 여름, 시지프신화. 각 책들마다 태양이 의미있게 나오고 햇빛에 반짝이는 자연이 등장한다. 이방인의 살인은 태양 때문이었고, 페스트에서는 겨울이 지나 봄이 다가온 어느 맑은 날에 살아있는 쥐가 나타난다. 결혼 여름의 에세이 속 도시들의 풍경묘사도 대낮의 태양처럼 강렬하다. 시지프신화는 자연과 태양을 숭배했던 그리스 헬레니즘 시대의 시시포스 신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글이기까지. 카뮈가 태양을 좋아했던 작가임은 분명한데 그의 인생은 평탄하지 않다. 전쟁을 겪고 건강을 잃고 알제리의 정치상황에 휘말리며 여러 나라를 거쳐야 했기에 한 곳에 정착했던 유년시절의 알제의 태양과 자연풍경을 그리워 했는지도 모른다.
✒ 이 책은 카뮈의 많은 작품들의 허브가 되어주는 책이다. 최수철 작가님은 카뮈의 작품에 영감을 얻어 쓴 작품도 있을만큼 카뮈를 좋아하신 덕택에 수많은 작품들 간의 연결점과 다양한 느낌의 해석들을 제시하셨는데, 카뮈의 작품들을 알고 읽을수록 더욱 재밌어 진다. 내가 결혼 여름이라는 에세이집을 읽지 않았다면 카뮈가 지나간 도시들에서 있었던 일들과 도시의 묘사를 매치해 상상해 볼 수 없었을테고 더 아름답게 읽히지 않았을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인용이 많이 된 작가노트 1,2,3을 읽은 후 이 책을 읽었다면 더 깊이있는 이해가 생겼을 것이다. 하지만 추후 카뮈의 다른 책들을 읽을때마다 이 책도 다시 들춰 새롭게 즐거울 수 있을테니 그것도 괜찮겠다.
✒ 세번째 읽은 페스트에서 끝까지 이해하지 못했던 구절이 있었다.
페스트의 인물, 타루가 죽기 전 의사 리유(리외)와의 대화 중 한 부분이다.
『죄 없는 사람의 눈알을 잃었을 때, 기독교인으로서는 신앙을 잃거나 눈알이 빠지거나 해야 마땅하죠. 』- 페스트 민음사 P.299
인간이 신이 되고자 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어 다음 회독때는 알 수 있으려나 했는데, 최수철 작가님이 적어놓으신 아래 대목을 읽고 어렴풋이 이해 할 것도 같다.
『단지 인간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지 않고 인간성을 넘어서고자 노력하는 것, 그러나 신에게 기대지 않는 것, 신에게 기대는 것보다 더 큰 야심을 가지는 것, 인간과 신 사이에 용기있게 머물러 있는 것, 그것이 신이 없이 성자가 되는 것의 의미다.』 -p172
이렇게 이해못할 구절도 어렴풋하게 감이 잡히고, 산문집 『결혼,여름』에 등장하는 도시 티파사와 제밀라에 대한 아름다운 묘사에 담긴 의미, 첫 단원이 티파사의 묘사였는데 종내 '티파사로 돌아가다' 라는 단원으로 마무리가 되었던 이유 등등. 소소하지만 이해의 확장을 돕는다. 물론 이 책 하나만 일고 카뮈에 대해 다 읽었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겠지만. (작품 읽고 읽으세요)
✒ 카뮈가 47세에 교통사고로 사망했을때 가지고 있었던 원고 『최초의 인간』이 세상에 나왔다면 어땠을까, 마흔이 넘어 인생을 되짚어보며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아버지로부터의 뿌리 찾기로 시작된 글이 완성되었다면 과거의 고통에서 해방되는 일이었을것이다. 부정, 긍정을 지나 사랑에 도달한 『최초의 인간』이 완성되었다면 이후에 썼을 사랑의 이념적 에세이는 엄청난 작품이었을거라고 생각했다.
✒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분명 있었다.
프랑스의 식민지인 알제리.프랑스인이자 알제리인이라고 생각했던 카뮈는 알제리의 독립은 반대하나 처우를 개선해주길 원했다고 하는데, 이걸 우리나라 일제강점기로 전환시켜 일제강점기 시대에 일본인이 자신은 한국인이자 일본인이라고 생각하고 독립은 반대하나 처우를 개선시켜주는걸 주장한다면 양쪽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알제리 자체가 여러 민족의 지배를 받은지라 토착민들 스스로의 국가를 세운 역사가 너무 없었던 탓도 있다)
배우자가 우울증에 두번이 넘는 자살을 하게 만든 카뮈의 여성편력 역시 본인 인생 그렇게 사는거야 상관없지만 이해까지는 못해드리겠고.
✒ 카뮈가 좋아하는 열 개의 단어. 세계, 고통, 대지, 어머니, 사람들, 사막. 명예, 바람, 여름. 바다.
내가 좋아하는 열개의 단어. 겨울, 눈, 바람, 책. 커피, 숲, 안락, 고요, 침묵, 그리고 사람들.
억압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이 자연의 힘과 더불어 모든 것이 순간순간 변하고 그 과정에서 인간들 하나하나가 그 힘에 대항하여 변하고 뭉개지는 것들을 가지고 어렵게 하나의 형태를 빚어내고자 최선을 다 하는 것. 그러다가 시간이 다하면 다만 헛되이 스러져가는 것, 지상에서 영원한 것과 경건한 것은 우리 속의 영원함과 경건함에 대한 의식일 뿐이라는 것. 그러한 명징한 의식을 통해 삶의 본질을 투시하며 순간적이고 개인적인 것들을 가지고 영원한 윤곽이나 형태에 도전하는 작업이 곧 예술이라는 것 그리스의 정신을 가진 지중해인이자 예술가로서의 카뮈를 우리는 그렇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 연유로 자연을, 닿지 못할 태양을 사랑했는지도 모른다.
영원한 짝사랑일지라도.
🔮카뮈가 좋아하는 하나의 단어를 더 추가해 보자면 여자. (나는 고기)
🔮 첫 아내와 별거중 기거하던 세계 앞의 집에서 키운 고양이의 이름은 '칼리' 와 '굴라' ㅋㅋㅋ
칼리굴라를 얼른 읽어봐야겠네.
🔮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읽어보고 싶은 카뮈의 책은 전락. 반항적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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