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의 진화 - 연애의 주도권을 둘러싼 성 갈등의 자연사
리처드 프럼 지음, 양병찬 옮김 / 동아시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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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선택만으로는 설명할수 없는 진화의 빠진 퍼즐조각을 성선택의 공진화로 이야기해보자.


✒ 나는 예쁘면 그걸로 가치를 가진거라고 생각하는 바. 예쁜것에 약하고 예쁜것에 잘 홀리며, 시각적 자극에 아주 취약한 사람이다.
 나의 특징 중 하나인 예쁨추구가 진화론적 관점에서는 어떤 의미가 있기는 한가 궁금해서 펴 본 책이다. (게다가 표지도 예뻐..) 판형도 크고 600페이지를 육박하는 책이기 때문에 잘 고른걸까 걱정했지만 오우야..... 5단원부터는 정신놓고 읽게 되니 챕터 4 까지만 참으시라.
✒ 1~4단원에서는  자연선택에 의한 적응적 진화는 일반 사람들이 대부분이 알고 있는 진화론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짚는다.  하지만 이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로 설명 할 수 없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자연선택진화론의 가진 한계성을 설명하고 자연 선택만이 아닌 성선택으로 인해 진화한 부분들을 '조류'를 예시로 들어 설명한다. 그렇다고 다윈의 이론을 반박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다윈이 언급했으나 자연선택설에 가려졌던 성선택 이론과  과시형질과 미적 기준의 공진화를 재조명 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그래서 초반은 지루할수 있어요)  공작의 안점, 수컷 청란의 구애쇼, 마나킨새의 협동적 구애조직과 군무형 구애, 날개뼈를 변형시켜 소리를 내는 곤봉날개마나킨새, 바우어 새의 원근착시법에 의한 구애, 오리의 복잡한 성생활(...) 등을 예시로 든다. 후반에 나올 인간과 동물의 진화에서 예시로 들기 위한 자세한 설명들이기도 한데, 그 자체로도 흥미로웠다.
​✒ 이 책은 묘한 웃음포인트가 있는데, 첫번째는 수컷 청란의 구애 쇼를 지켜본 후 진화학자와 조류학자는 큰 감동을 받았으나 막상 대상자인 암컷 청란은 노련한 감정가의 눈으로 무감했다는 부분이다. (어떡하니...감동이 없대. ㅋㅋㅋㅋㅋ 수컷 청란 화이팅!! ) 두번째는 조류의 일부다처제를 바라보는 학자의 시각이다. 극소수의 수컷을 선택하는 암컷의 자유로운 배우자선택으로 대부분의 수컷은 평생 짝이 없으며 오늘날 인간들의 소득분포편향과 비슷하다고 하는 부분이다. (그렇죠...인간도 진화론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웃기기도 하고 충격적이었던 단원은 역시 (일부)오리의 강제교미, 페니스와 질의 공진화 과정이었다. 성선택을 둘러싼 암컷 오리의 친권통제이며, 진화적 군비경쟁의 파란만장하고 교훈적인 이야기가 맞음에도 입이 쓴건, 오리사회나 인간사회나 그닥 달라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 어린이들이 잠자기 전에 들려주는 칼데콧 메달 수상작보다는 종말론적인 디스토피아 과학소서에 더 가깝다. -p.260
✒ 중후반부로 가면  동물에게도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 뿐 아닌 미학적관점의 진화론이 있으며 이는 인간의 진화과정에 있어 성선택진화부분과 배우자선택의 연구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한다. 어...여기서부터 써도 괜찮을까...(자체심의구간)  남성의 갈비뼈로 여성을 창조했다는 성경구절에서 이 갈비뼈는 아마도 남성의 음경골이었을거라 유추하고 진화적 관점에서 근거를 제시한다. (아...음경골이... 음.. 사람만 없구나) 이 음경골 상실은 여성의 배우자선택에 의해 일어난
✒ 대부분의 연구가 그렇듯 적응주의적 논리를 인간의 신체와 성적 욕구, 사회적 요구에 에 잘못 적응시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과학적 과정이 어떤 지적 운동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우생학과 같은 잘못된 연구가 인종차별과 같은 문제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경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역사적 사건은 따로 적지 않아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진화생물학 연구자 스스로가 남성적시각으로 진화론을 대하는 연구자들을 우려한다, 남성의 짝짓기 선호에 대한 연구논문에 비해 턱없이 적은 여성의 짝짓기 신호에 대한 연구논문량과 함께 여성의 신체에서 감지될 수 있는 특징들( 허리/엉덩이비율 유방의 크기와 비례 안면의 균형 여성스러움의 지표 등)은 예외없이 유전적 자질과 짝짓기가치의 지표로 간주해 면밀하게 연구하지만 인간남성의 (측정가능한) 페니스는 거의 주목하지 않는 점을 언급했다.

✒  마지막은 현재의 인류에게 적용할수 있을 만한 많은 가설과 함께 영장류의 성 갈등의 역사를 살펴보고 그들과 유사한 진화적 몸부림-성갈등을 해소하고 성적 강제와 성폭력을 극복하고 여성의 성적 자율성을 확장하기 위한노력-을 통해 형성되었음을 설명한다. 배우자의 선택, 남성과 여성의 성적/생리적 쾌락, 사회적 성행동, 폭력 각 성별의 사회작용, 동성간의 성행동(진화론적으론 남성-남성, 여성-여성간의 진화방식은 전혀 다름) 등을 이야기한다 사실 이 마지막 단원을 이야기하고싶어서 그 긴 인트로를 쓰신게 아닐까 싶을만큼 흡입력이 굉장하다. 진화론에서 바라보는 페미니즘은 이런것이구나. 새로운 방향을 제시받은 기분이라 새벽 1시에 독후감을 쓰고 있음에도 마음이 가볍다. ​
심미적 배우자선택은 자연선택의 등가물도 아니고 단순한 파생물도 아닌  새로운 진화방식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에 따르자면 나는 새로운 진화방식을 충실히 잘 이행하는 삶을 살고 있고, 하등의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눈을 낮추라고 하지 마시라. 제 눈은 미학적 진화론에 입각해 아주 정상입니다.
이 책은 재밌어 보인다고 하신 분께 빌려드릴 예정이다. ​
그분도 재미있으셨으면. ​
저는 이런거 좋아해여......ㅋㅋㅋㅋㅋ​

🔮 설날에 이 책을 들고 가려고 했는데, 어머나..안되겠다. 인상적이었던 부분들의 감상을 적고싶은데, 게시물 차단될까봐 못하는게 참 안타깝다 (모른척)

🔮 다윈의 종의 기원, 리처드 도킨스의 눈먼 시계공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두 학자의 이야기 사이 빠진 조각과 함께 다른 시각으로의 접근을 가능하게 해 줄거에요. 확실하게 종의기원과 눈먼 시계공보다는 훨씬 쉽게 읽히고 설명도 친절합니다

🔮리처드 도킨스의 여의사 이야기에서 "인간의 발기는 남성의 유전적 우월성과 건강의 상징으로서 진화했다"는 가설에 자신의 성적 쾌감을 은연중에 드러냈다는 말을 하며 판타지 진화생물학의 걸작이라고...(냅다 고상하게 화내심) ->중간생략-> 이 이론이 말이 안되는 것은 진화사적으로 플라이스토세의 아프리카 사바나에 살던 대부분의 남성들은 노화로 인한 발기부전을 겪기도 전에 사망하기 때문에 그거 아니라고 단호박으로 후려쳐주심. 학자의 사이다는 이런 맛이군!!!


🔖 우리는 성적 자율성이 단지 (현대의 여성 참정권 운동가들과 페미니스트 들이 고안해낸)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선택의 자유는 도울들에게도 역시 중요하다.-p.32
🔖 이성간의 전쟁은 매우 비대칭적이어서, 수컷은 암컷을 통제할 무기를 진화시키는 반면, 암컷은 선택의 기회를 창조하는 방어체계를 공진화시킬 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쟁을 벌이는 쪽은 수컷이기 때문에, 이것은 공정한 전쟁이 아니다. -p.266
🔖 바우어새는 선택의 자유를 이해하는 전혀 새로운 방법을 우리에게 가르쳐줬다. 선택의 자유는 성적 자율성을 보장하며 성적 자율성은 아름다움의 진화를 추동하는 원동력이다 -p.313
🔖 진화심리학은 남성적 시선을 적응으로 착각한 나머지, 성차별적 편향을 인간의 진화생물학에 투사해버리고 만다. 그 때문에 결국 인간의 다른 반쪽의 배우자선호를 설명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p.365
🔖인간 남성에게서 발견되는 동성간 성행동은 이러한 암컷에 의해 추동되는 수컷의 사회관계의 미적 리모델링의 또 다른 형태이자 수컷의 성적 강제라는 문제에 대한 또 다른 진화적 해답이라고 할 수 있다. -p.468
🔖 전 세계의 많은 문화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고안된 가부장제는 여성의 삶 중 거의 모든 영역에 대한 통제권을 남성에게 넘기는 기능을 수행해았다. 현대 여성들이 과거에 진화를 통해 얻은 성적 자율성ㅇㄹ 완전히 향유하지 못하도록 방해한 주범은 가부장제라는 문화의 진화였다. -p.496
🔖 여기서 말하는 '남자'란 인류 진화사의 산물이 아니라 가부장제 문화의 산물이다. -p.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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