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이 세계라면 - 분투하고 경합하며 전복되는 우리 몸을 둘러싼 지식의 사회사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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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한 세상, 우리 몸의 평등한 건강권을 위한 지침서

​『분투하고 경합하며 전복되는 우리 몸을 둘러썬 지식의 사회사 』
⠀ ✒ 보건학자 김승섭교수님이 역사와 과학을 줄기삼아 인간의 몸과 질병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의학과 보건학이 역사속에서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를 정말 조곤조곤, 친절하게 이야기해주신다. 너무 친절해... 그래프만 보면 어지러움증이 도지는 나조차도 이해가 쏙쏙 되는 설명이었다.
그러니 이 책은 널리 읽혔으면.

✒ 지식은 사회의 편견과 권력관계에 따라 선별되고 유도되어 생산된다. 남성중심적 연구, 과학자를 매수해 지식을 생산하고 마케팅에 이용한 담배회사의 예를 들었다.

실내온도를 21도가 적정선인것도 표준화된 신체가 남성이 기준점이라서 설정된 결과물이라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여성과 남성의 약물투여량의 차이가 '체중'때문이 아니고 여성호르몬이 실험시 조건에 넣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니..남성호르몬 우선인거야?

담배 회사는 담배를 팔기위해 흡연자를 생산하는데 흡연자로 생산하기 위한 타겟은 저소득층, 여성, 어린이였다. 발암의 원인으로 지목당하는것을 피하기 위해 과학자에게 연구비를 지원해 원하는 논문을 생산하고 그 논문을 마케팅과 흡연자의 생산에 재투자한다. 미래 고객들의 담배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유니세프의 아동노동착취근절을 위한 캠페인을 지원한다. (세상 죄다 무섭지만  담배회사와 총기회사는 넘사인것같아...)

​​​어떤 지식이 생산되지 않을까.
저소득국가, 저소득지역의 사망자가 훨씬 높은 비율을 가졌지만 ​대부분 고소득지역의 질병을 대상으로 한 신약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만으로도 자본주의가 치료기회마저 선별후 생산 혹은 폐기한다는 사실을 금방 유추할 수 있다.

​✒ 그렇다면 기존에 생산된 지식들은 어떻게 이용될까.

멀리 갈 필요도 없이 (폐기이론인) 인종주의가 가장 확실한 예시가 된다. 서양에서는 유대인을 탄압한 나치가, 동양에서는 동북아공영권(일본인이 제일 뛰어나니 아시아권을 지배하는것이 옳다는 뻘소리) 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혈액형론을 이용했다. 그러니까 잘못 이용된 지식중 하나인 혈액형이론좀 내다 버려요. 좀...

'학술'이라는 이름을 달고 대만원주민, 아이누인, 터키인, 조선인을 전시했던 일본의 오사카박람회가 인종주의의 끝판쯤 되겠다. 130년 전 우리나라에도 사르키바트만처럼 전시되어 조롱받은 한국인이 있었다는 말이다. 잘못된 연구결과는 통치와 지배, 전쟁을 정당화하는 과학으로 쓰이고 인간의 악함을 죄책감없이 실천하게 하는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의학은 통증이 삶에서 갖는 의미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통증은 질환의 증상일 뿐이다. 의학은 아픈 사람의 통증 경험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며 치료법이나 관리법에만 관심을 둔다. 의학은 분명 몸에서 통증을 줄여주지만 그러면서 몸을 의학의 식민지로 삼는다. 이것이 우리가 의학의 도움을 구하면서 맺는 거래 조건이다 』-p.235
⠀ ✒ 이 책의 전체가 역사와 자본주의만 이야기하는것은 아니다. 죽음의 주도권에 관한 이야기와 안아키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질병과 죽음의 당사자가 자신의 몸에 대한 주권을 의학에 빼앗긴 채 죽음을 맞는 것이 진짜 행복한 일인가, 잘못된 상식과 직관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은 무엇일까. ​

​존재하고 있지만 텍스트와 도표화 되어야 비로소 지식으로 태어난다. 언어도 강대국의 주요 언어를 사용하는것이 기본인 지식생태계 속에서 김승섭 교수님은  이런 지식을 연구하고 모국어와 영어로 발표하시겠다고 적으셨다..​

『​ 부조리한 사회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고통을 과학의 언어로 세상에 내놓는 것 』

​지식은 약자와 같이 발을 떼어야 세계가 내 몸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단단한 생각을 가진 김승섭 교수님의 다음 책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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