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파 - 2018년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박해울 지음 / 허블 / 201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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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파#박해울#동아시아#허블

🔮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는 '스페이스 오페라' 라고 장르를 따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공간이 지구가 아닌것에 낯설어하시는 분들이 계시죠.
그럴땐 주문을 외우세요. 어린왕자도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스페이스 오페라다. 심지어 다수의 타행성'종'이 등장한다.
그러면 좀 덜 낯설어지실거에요 #어린왕자#sf설#장르변경#스페이스오페라

📍  "내겐 그가 진짜 오르카의 성자였어..." -p.190
✒ 찬기파랑가. 10구체 향가로 지은이 충담사.
열심히 외운 기억이 난다. 찬기파랑가에서 영감을 얻어 sf작품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주인공 이름이 충담. ​
​sf와 향가의 연결고리라니. 어디서 어떻게 연결이 되는것일까.

​✒  충담은 우연히 사라졌던 초호화 우주유람선 오르카 호를 발견한다.
범고래의 학명에서 따온 오르카 라는 함선명과 자잘한 설정에서 침몰한 호화여객선 타이타닉 호가 연상된다.
그 안에 타고 있던 의사 기파. 그가 숨기고 있었던, 아니 유람선이 숨기고 있던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기파를 찾아 우주선 안을 헤메며 생존자 아누타를 만나고 우주 한복판에서 비밀을 맞닥뜨린 두 사람의 고민과 선택들은  끊임없이 '인간이란 무엇인가'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기파를 데리고 귀환해야만 딸에게 심장이식수술을 해 줄수 있는 충담의 선택.  
이후 충담은 영원히 고민할 것이다. 그것이 아버지로서의 결정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내린 결정이라면 옳은 선택이었을까. 아니면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둘다 아니었을까.
✒  호모사피엔스가 사유라는것을 하기 시작한 이래로 인간은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인간답다는것은 무엇인가, 인간이 인간답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인간의 정의는 어떤 기준으로 내려야하는가 등등 오랜시간 종교 철학 과학 문학 외 다양한 방식으로  고민하고 연구했다. ​하지만 새로운 종이 등장한다면 새로운 기준이 생겨야 할 터. ​
기파의 선택은 그런 것이다. ​
인간다움은 인간만의 것인가. 그렇다면 너희가 답을 해 보아라. 너희는 너희가 이야기하는 인간의 기준에 부합하는 삶을 사는가. ​
로봇과 인간의 두 종이 같이 공존하는것을 찾게 되는 순간은 그리 먼 미래가 아닐것이고, 인간윤리의 재정립, 철학의 재탄생 순간 역시 그떄를 같이 할것임을 부정할 수 없었다. 미래의 인문학이란  로봇과 인간의 같음과 다름, 충족조건을 찾아 사유하는것으로 시작될것이다. 그 옛날 인간이 동굴속에서 "이것을 불이라고 하자!" 를 외친 이후 오랜시간이 흘러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생각하듯 미래에는 새로운 인간의 정의가 탄생하고 새로운 종과의 공존을 고민할것이다. 굉장히 높은 확률로.
​하지만 이 유구하고 심오한 주제를 어렵게 풀지 않았다. 사건이 생겨날때마다 자연스럽게 던져준다.  그 사건이 반전을 거듭하면서 질문에 내놓은 답이 진짜 맞는가 되돌아보게도  한다. 그게 이 책의 매력이다. 잘 읽히고 생각할 거리가 풍부하다. 안드로이드가 있음에도 계급화된 인간사회, 비용절감과 gmo 추악함과 아름다움, 완전함과 불완전함,가난의 상징, 인간의 욕구, 기억, 이기심, 과시욕, 공포, 인간다움.

​✒  이 책의 뒷면에는 한국 과학 문학상 심사위원의 만/장/일/치 대상 수상작이라고 적혀있다. 오~~그으래??  문장 하나가 도발적이다. 독자에게 압박감으로 다가갈 수도 있을법한 문장을 이렇게 대문짝만하게 적다니.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충분히 문장에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 이해했다.
sf장르가 과학기술의 화려한 설명이나, 넘쳐흐르는 상상력 뿐만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가치를 고민하는데 충실하길 바라는 것. 인류가 동굴속에서부터 그리고 적었던 존재하는 인간의 이야기. 어떤 장르라도 인간에 대한 애정과 고민 없이는 예술이 될 수 없다는 확고한 기준이 있음을 저 한문장에서 깨닫게됐다.
(내가 이해한 것이 심사위원 분들의 마음과 같을지는 모르겠지만.)
​✒ 오르카의 성자는 정말 기파였나.  우리가 아는 그 기파는 사실 전혀 다른 존재였을 수도 있는데. 찬기파랑가는 누구에게 바쳐야할까.
​​
​🔖 나는 로봇에게 시중 받지 않는다. 같은 인간에게 시중을 받고 있다.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겠지. - p.30

🔖 지금까지 복도라고 생각했던 벽들이 모두 사람이 생활하던 곳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사람 사는 공간을 이런 곳에 만들어놓다니. -p.89

🔖 오히려 죄를 물어야 할건 그녀를 노골적으로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그녀는 사람들의 시선이 싫었지만 달리 ㅇ찌할 방법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런 차별적인 시선에 맞설 용기도, 의욕도 그녀에겐 없었다. -p.111

🔖 사람들은 마음대로 나를 만들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야. 자기가 원해서 태어나는 사람은 없어. -p.188
🔮 이 책은  성인뿐 아니라 중고등학교 과학동아리 학생들에게 추천합니다. 과학과 인문은 떼어놓을 수 없고, 융합형 인재를 추구하는 요즘 스타일 교육법에도 부합하니까요.  일전에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을 가져갔던 간 고딩 조카가 이 책 역시 넘기라고 압박을 주고 있는게 그 근거입니다. ㅎㅎㅎㅎ 

🔮  찬기파랑가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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