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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평점 :
#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김초엽#허블#동아시아출판사
📍 어서오십시오. 이 책이 한국 SF 장르의 공식 입구입니다.
(유의사항) 출구가 없습니다. ✒ 이 책만큼은 안읽어본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활자를 읽으며 내 눈앞에 그려지던 빛나는 색채감을, 그 순간의 벅참을 공유했으면 좋겠다.
어디서건 이 책 읽어보셨어요? 오오오오 완전 좋아요 깨방정을 떨면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생판 처음 본 사람이더라도 두손잡고 방방뛰며 수다 삼매경에 빠져봤으면 좋겠다. 김초엽의 어나더월드로 다들 오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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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초엽작가님의 이 책이 나에게 네번째 책이다.
(네번째작품x,같은책네번째o ) ⠀
첫만남은 도서관 신간코너에 비치되는걸 보는순간 바로 대출해서 읽었다. 반납후에 계속 아른거려서 알라딘에서 샀고 사촌동생이 가져갔다. 그다음엔 교보에서 포인트털어 샀는데 추석때 외가에 고이 바치고 온 후 연이없나 싶어 잠시 잊었다가 생각못한 동아시아 서포터스에 덜컥 붙고나서 네번째로 이책을 가진다. 세상에..심지어 작가님 사인본을... 내가 사인본을 가지려고 세번이나 그냥 보냈나보다. 아이고 다시만난 내새끼..♡ 그저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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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이 거의 마무리되어가는 지금, 올해를 돌아봤을때 sf 분야 최고의 책은 단연코 테드창의 『숨』 이다. 하드sf 기반에 철학과인문을 주제로하는 묵직한 작품이고 우아하지만 차가운 문체가 좀 더 냉정한듯 다가오기도 한다. sf의 첫 입문으로 펴기에는 거리감을 느낄수 있어서 입문이라면, sf가 낯설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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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 굳이 갈래를 이름지어 보자면 감성sf..? 인간이라면 식욕처럼 (나만..식욕이 대표인거냐) 당연히 가지고 있을, '감정'을 기반으로 한다는 느낌이 강해서 덜 이질적이다. 배경만 지금과 좀 다를뿐이지 기본 골자는 우리가 많이 접하던 소설과 다를바 하나도 없다 - 솔직하게 말하자면 과거에 쓰여진 글을 지금 읽는것도 현실감 없기는 마찬가지 - 하지만 김초엽 작가님의 글은 sf에 더해진 뭔가가 있다. 감성.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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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작품 스펙트럼은 색을 문자와 언어로 사용하는 또 다른 생명체와의 이야기로 글 전체에서 컬러감이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보통은 밤에, 스탠드를 켜고 책을 보는데, 고개를 들어 벽면 가득한 내 책장을 바라보니 책에 써진 제목과 글자가 스펙트럼을 통과한 것처럼 다양한 색이 되어 다가오는건 어떠한가 기묘한 상상을 했다. 색을 언어로 사용하는 종족이 있다면 후각을 그들의 언어로 사용할수도 있는게 아닐까 이런 망상도 좀 하다가 냉장고도 열어보고. (SF는 작가가 제공한 상상의 물꼬를 내 마음껏 진행시킬 수 있어서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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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단편의 마지막부분의 문장, '그는 놀랍고 아름다운 생명이다' - (P.96) 는 단편 전체를 서서히 조이다가 한번에 감정이 밀려왔던 문장이었다.
이 네 어절의 짧은 문장에서 까만 밤하늘에 불꽃놀이가 터지는 장면이 연상됐다. 세상에. 이 단편을 읽고 다음 단편으로 넘어가기 전에 뭐라 설명할수 없는 벅참마저 느껴졌다. 이게 뭐지. 이 작가님 뭐야.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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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작품 공생가설에서는 내가 가본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는 류드밀라가 그려진다. 책 속에서는 그 행성의 묘사라고는 깨알만큼밖에 없는데, 단편이 끝나고 눈을 감으니 류드밀라에 서 있는듯하다. 쏟아질듯한 은하수, 풀숲가득 올라오는 반딧불이 새카만 대기를 배경삼아 반짝이는 기분이다. 세상에. sf가 이렇게도 시각적감성을 자극했던가. 두번째 작품 스펙트럼에서도 그랬지만 김초엽 작가님은 글로 시뮬레이션 아트를 하시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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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못하는 신생아부터 노파까지, 대부분 주류가 아닌 사람들이 등장한다. 고정된 남녀서사가 없다. 성별의 구분도 없다. 그렇기에 공동생활을 하는 생명체 본연의 문제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았을까. 2019년과 다른 시간, 지구가 아닌 다른 공간, 인간이 아닌 다른 종족이더라도 상관 없이 다른 생명체를,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의미일테니까.
🔖 우리는 그곳에서 괴로울 거야 하지만 그보다 많이 행복할거야 -p.56
🔖 그는 놀랍고 아름다운 생명이다 -p.96
🔖 그들이 기억과 함께 우리를 떠나는거야 -p.138
🔖 하지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그곳에 매번, 그렇게 남겨지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우리는 점점 더 우주에 존재하는 외로움의 총합을 늘려갈 뿐인 게 아닌가 -p.182
🔖 의미는 맥락속에서 부여된다. 하지만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담긴 눈물이 아니라 단지 눈물 그 자체가 필요한 것 같다 -P.215
🔖 연결을 끊어도 데이터는 어디선가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삶은 단절된 이후에도 여전히 삶일까 -.257
🔖 그래, 굳이 거기까지 가서 볼 필요는 없다니까. 재경의 말이 맞았다. 하지만 가윤은 이 우주에 와야만 했다. 언젠가 자신의 우주 영웅을 다시 만난다면, 그에게 우주 저편의 풍경이 꽤 멋졌다고 말해줄 것이다 -P.318
💕 표지 색상이 이 책이 주는 느낌을 정말 잘 표현했다고 박수치고싶다 표지디자인 어느분이신가요. 제 절을 받으세요.
🔮 첫 독후감때 오타수정요청도 했었는데 - 214쪽 10줄->지불하기도 하기도 해요 (하기도 중복) - 가 교정되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이 그때와 동일하게 1쇄인 책이라서) 교정됐겠지... 1쇄 말고 2쇄부터 가지고 계신분들 제보좀..
🔮 다양한 sf의 저변이 확대되길 원하는 독자로서 김초엽 작가님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한국 sf 가능성의 스펙트럼을 상큼하고 아름답고 우아하게 하게 넓힌 작품이라고 감히 평한다. 올해 김초엽 작가님을 알게 된건 내 독서인생 중 한획을 그었다고 소고한다.
🎈 그래서 다음작품 언제 나온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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