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러브 소설Q
조우리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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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픽. 아름다운 가상까지도 선물하고 싶어한 팬들의 사랑, 그 뜨거움과 투명함에 대하여.

✒ 독특한 구성의 소설이다. 아이돌그룹 제로캐럿의 일곱개 이야기와 제로캐럿 멤버들을 주인공으로 쓴 일곱개의 팬픽이 무지개색 책배를 옆에 두르고 원글과 교차된다.
같은존재 다른세상 그 두개의 평행우주를 보여주는것 처럼 두 세계는 허구인듯 실존인듯 거기에 있다.
엔터시장의 명암을 그리기위한 글이라기보다는 그들도 인간이고 긴 인생의 한 순간을 살아간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스타의 20대, 가장 빛나기에 가장 어두운 순간, 우리도 역시 빛과 어둠을 품고 사는 것처럼 다르지 않다고.
✒ 팬들은  아이돌 세계가 아름답지만은 않다는것을 안다. 팬픽은 사랑하는 나의 아이돌을 내 이야기속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아름다운 가상이라도 선물하고 싶은 팬의 마음으로 썼을것이다. 한 사람을 위한 세계를 구축해가면서 조건없이 사랑하는 열정과 투명함은 그 어떤 사랑 이야기보다도 더 순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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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책 밖에서 책속 두 세상의 이야기가 교차되는것을 보고있다. 이야기가 뜨거워질수록 책배의 일곱 색깔 무지개처럼 일곱색이 합쳐진 빛으로 사랑하고 반짝이던 1~20대의 투명함은 이미 사라졌음을 차갑게 깨달았다. 이젠 그 시절을 그리워할 수 밖에 없는 뜨뜻미지근한 영혼이 되었음을 고백한다. 이제 그 시절이 나에겐 라스트러브로 기억되겠구나. 아주 조금 쓸쓸한것 같기도 하다.
그 시간을 비켜 지나간 팬도 아이돌도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긴 인생의 한 순간을 지나왔으니 남은 생은 행복했으면 좋겠다. 폭풍을 지나간 모든 사람들의 상처가 아물고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뜨거워질 순간이 또 올지도 모를거라고 물색없는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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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카드 모았을때 순서가 중요하지 않듯 이 책은 흰 부분의 제로캐럿의 이야기와 무지개색 책배를 가진 팬픽부분을 따로 모아 읽거나 두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순차적으로 읽어도  무방했다. 하지만 시작은 첫 단원으로.

🔖 스물셋?  제로캐럿이 되었다면 좋았겠지. 스물세살에. 춤을 잘 추는 스물세살이라면, 노래를 잘 하는 스물세살이라면 하고싶은 것을 할 줄 아는 스물세살이면 좋았겠지. 앞으로 내가 뭘 더 할 수 있게 될까 설레는 스물세살이라면. 그러다가 루비나는 문득 서른아홉살에 대해 생각했다. 스물셋보다는 서른아홉에 신경이 쓰였다. 아무래도 끝자리가 아홉인 나이는 괜히 더 신경이 쓰인다니까. -p.41

🔖 마린은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자신이 가진 것이 너무 소중해서 그걸 갖지 못한 사람은 소중하지 않은 모양이라고 -p.112

🔖노래는 계속 이어졌다. 노랫말 사이에 팬들은 좋아하는 멤버의 이름을 넣어 부르곤 했다
김다인 사랑해, 이수빈 사랑해, 최마린 사랑해, 송준희 사랑해. 파인캐럿도 목이 터져라 외치던 때가 있었다.
홍재영 사랑해, 제로캐럿 사랑해.
그렇게 외쳐야만 한다고 믿었던 사랑. 그런 사랑들. -.p.167



🔮 피드 여기저기 몃번쯤은 썼을 이야기.
기본적으로 사람을 온전히 믿지 않기에 사람덕질은 안했고 안한다. 아이돌 그룹, 팬픽이 글의 소재라고 하여 (아는바가 없어) 엄청 걱정하면서 읽었는데 다 읽고나니 알듯 말듯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팬픽이 드디어 메인출판사로 올라왔구나. 새 지평을 여는 순간에 내가 있는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괜시리 으쓱 했다. 팬픽의 존재는 알고있었지만 읽어본적은 없다는게 함정.

🔮 케이팝에 일가견이 있으신 것 같은 조우리작가님... ​천희란작가님께 리조트회원권 끊어드리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야광봉은 사본적이 없는데 조만간 리미티드에디션으로 하나 장만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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