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세상 오디션]은 얼마전에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던 박현숙 작가님의 최신작이다. 사진에도 보이겠지만 '구미호 식당2'라는 부제도 달려있다. 친구를 구하려다 엉겁결에 함께 죽은 주인공과 자살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13명의 영혼들이 심판을 받기위해 벌어지는 저세상 오디션을 주요 스토리로 이어가고 있다. 작가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쉽게 읽혀지는 문장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구미호 식당과는 또다른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흥미로움의 측면에서는 구미호 식당이 좀더 앞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내용에도 나오지만 여기에 모인 자살한 사람들의 가슴절절한 사연에는 모두가 자살선택의 이유가 연인이든 동료든 그리고 아들이든, 결국은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이었고, 주인공의 친구인 래퍼 나도희 또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며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들 생각을 너무 복잡하게 하고 살았던 것이다. 또한 그들이 돌아갈지도 모르는 주인공 나일호에게 부탁하는 소원이라는게 모두 이승에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걱정과 미련이라는게 더욱 마음 한구석에 무겁게 느껴졌다. 나도 그들과 매한가지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데....
"너에게 주어진 시간중에 의미 없는 시간은 일분일초도 없다. 모두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시간들이다. 절대 허투루 쓰지 말도록 해라...중략.. 주어진 시간들을 그런대로 멋지게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도록 해라." - 본문 중에서
나는 가끔 'PX방위도 군대에서 자기가 가장 뺑이쳤다고 이야기한다.'는 정체불명의 이야기를 자주한다. 누구나 짊어지고 사는 자신만의 짐이 있고 그 짐이 가장 무겁다고 말한다. 왜 나만 이런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지 원망하며 허송세월하곤한다. 하지만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은 공평하고 오늘 불행하다고 내일도 불행하지는 않는다. 훗날의 멋진 나를 상상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머지않아 그 시간이 행복감으로 다가오는 날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 [저세상 오디션]을 통하여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삶의 주인이 바로 나라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잊고 살아가는 진리를 다시금 되세겨 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하루하루가 힘들고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현대인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봐야할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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