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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선생님
소중애 지음, 하현이 그림 / 효리원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선생님들은 종종 아이들에게 속임수 제스쳐를 쓰신다. 몇년 전 천둥 번개를 무서워 하는 우리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 여름 낮에 갑자기 비가 오고 천둥,번개가 쳐서 걱정을 한 일이 있다. 그런데 막상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는 하나도 운 얼굴이 아니었다. 궁금한 나는 천둥,번개가 쳐서 무섭지 않았었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천둥,번개가 쳤을 때 선생님이 '야유,무서워', '얘들아, 너무 무섭다'고 바들바들 떠셔서 아이들이 선생님을 위로해 주었다고 말하며 웃는 것이었다.
아이들을 잘 다룰 줄 아시던 선생님은 천둥,번개가 치자 오히려 무서워 하셨고 아이들은 그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던 것이다. 선생님이 진짜로 무서워서 그랬을까? 많은 아이들을 통제하시려고 미리 선수를 치신 것일터이지... 이 책은 울보 현서가 어른답지 않게 맨날 우는 선생님을 보고 우는 버릇을 고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책에 나오는 현서는 항상 이유가 있어서 울지 그냥 울지 않는다. 엄마때문에 학교에 지각해서 울고, 엄마가 소풍가는 날 늦게 와서 울고, 선생님을 놀리는 형아가 미워서 울었다. 오히려 현서는 무지 속이 깊은 아이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나오는 울보 선생님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재스쳐를 써서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운다. 속상해서 운다. 세상을 그렇게 편하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에서 선생님이 왜 울었는지, 선생님은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게 될는지 말해주었다면 더 감명 깊은 책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림이의 야무진 훈계에도 선생님의 입장을 밝히는 말한마디 없으니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