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하는 대폭락 - 숨죽이고 밀려오는 세계공황
소에지마 다카히코 지음, 박선영 옮김 / 예문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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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았다는 세계 금융 위기...아직도 그 여파가 유럽, 남미에 걸쳐 남아있다. 더블딥의 공포도 여전하다.  

  부동산상승만을 믿고, 신용도가 낮은 부동산대출을 채권으로 증권으로 파생상품으로 이리 저리 굴려 빚더미를 풍선처럼 부풀려 놓았던 서브프라임모기지를 일으킨 뉴욕의 금융시장에 저자는 호된 질책을 가하고 있다.  

더구나 그 세계 최대의 은행들은 금융위기를 예견했기에 주식시장 하락에 배팅하면서, 그들만의 리그에서 승리를 거두기까지했다.  

소에지마 다카히코는 뉴욕의 은행가와 금융계의 인사들이 의도적으로 정치 신인이나 다름없는 오바마 대통령을 당선시켰으며, 유럽의 자본가들과의 한판 승부를 치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막대한 부채가 짓누르고 있는 미국경제와 세계 경제에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달러는 하락할 것이며, 중국은 미국의 국채를 팔아치울 것이고...심각한 인플레이션 시기가 도래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경제 위기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저자의 의견이 틀린 부분도 있고 맞는 부분도 있다.  달러 대신 유로와 금이 안정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셈이다.

하지만 향후 다가올 금리 인상이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반기 물가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기사를 오늘 읽었다. 외채가 많은 우리나라로써는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북한의 압박, 환율의 상승 흐름이 심상치 않게 전개될 것이 예상된다. 국가 자산의 막대한 손실을 가져왔던 IMF가 재림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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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불량국가 - 국제금융기구와 외채에 관한 진실, 세계 밖의 세계
다미앵 미예.에릭 뚜생 지음, 조홍식 옮김 / 창비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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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정말 위기가 기회일까?  1997년 IMF시기에 대학에 입학해야 했던 나로써는 그다지 신뢰할 수 없는 말이다.  IMF는 성적이 좋은 지방 학생들이 서울에 있는 명문대학을 가는 것을 포기해야 했던 암흑의 시기였다. 수많은 아버지들이 명예퇴직을 하고, 기업들이 도산하고...은행들이 팔려나갔다. 그후로도 카드대란이 있었고, 외환위기가 있었고, 세계 금융위기까지 겪었다.  

 도대체 성실하게 살아가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닥쳐 오는 이 위기감은 뭘까?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섰다지만, 고학력 실업자와 비정규직이 늘어나 있는 지금, 여전히 경제가 위태로운 것은 사실이다.  

  "왜?"라는 의문이 드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그 대답이 바로 이 책에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 차지하는 신용도는 바닥이며, 부채는 열 손가락 안에 들어 있는 현실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는 저자의 분류에 의하면 여전히 개발도상국이다. 또한 세계에서 손꼽히는 빚쟁이다.  

프랑스인 저자인 다미앵이 쓴 이 책에는 우리나라에 대한 얘기 보다는 오히려 북부(선진국)와 남부(제3세계)로 분류되는 세계의 자산 흐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제3세계의 자산이 어떻게 선진국으로 흘러들고 있는가? 그 것은 바로 IMF와 세계은행으로 대표되는 선진국들의 강압과 횡포 때문이라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실제로 1980년대에 빌린 1달러를 갚기 위해 선진국으로 흘러들어간 돈은 7달러가 넘는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제3세계의 독재자들에게 차관과 달러를 빌려주며, 그 댓가로 국민들의 피와 땀이 어린 노동과 자원을 약탈하고 있다. 심지어 독재자들에게 빌려준 돈이 국민들이 아닌 그들의 개인금고로 들어가고 있는 것을 묵인하면서까지 말이다.  

IMF의 실상은 17%의 지분을 가진 미국과 일부 부자국가들이 제3세계 국가들의 정책까지 좌지우지하여 노동자들을 수탈하는 가마우지 경제를 확고히 하는 시스템이다. 억지로 시장을 개방하게 만들어 국가의 기간산업들을 민영화하고 구조조정을 하는 IMF 스타일은 익히 우리가 알고 있는 바다.

이처럼 MF를 혹독하게 겪은 우리나라로써는 제 3세계의 수탈을 남의 일로 치부할 수 만은 없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외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10억이 넘는 인도보다 우리나라의 외채가 많다는 현실을 알게 된다면, 내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는 점을 더욱 실감할 수 있다.   

저자는 IMF와 세계은행이 강제하고 있는 제3세계 부채를 탕감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원금보다 많은 이자를 받아갔다는 점 외에도 다양한 정치, 경제, 문화적 논리로 무장한채 부채의 부당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런 부채 탕감 논리는 저자가 사회주의적 성향을 가진 사람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득권을 포기하고자 하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저자의 해결방안은 과격한 점이 없지 않다. 사람들은 누구나 약탈당하는 자가 되기 보단 차라리 약탈하는 자 편에 서기를 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논리는 인상적이다. 강대국들에 의해 생긴 막대한 부채에 허덕이는 약소국들의 억울함을 대변해주는 통쾌함이 있다. 이상주의적 성향이 강하다는 약점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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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 톨드 미 Papa told me 11
하루노 나나에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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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씩 읽어도 나름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만화다. 치세와 작가인 아빠가 아기자기하게 사는 삶의 향기기 느껴진다. 물론 순정만화적 요소가 많아서, 인간의 땀냄새나 실제와 비슷한 감동은 없다. 그저 테디베어 박물관 같이 예쁘고 엔틱 분위기의 따뜻한 소품같은 만화이다. 겉보기에는 매우 예쁘고 아름답지만, 막상 자기것이 되었을 때는 어쩐지 매력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지만...말이다. 그것은 이 만화가가 주장하는 자신만의 고유한 분위기이기 때문에 탓할 생각은 없다.

만화 전체의 캐릭터가 매우 멋지다. 섬세하게 딸을 아끼지만 독립심을 키워주려고 노력하는 아빠나 ....자신만만해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복잡한 고모...그 외에 주변 캐릭터들도 생동감 있다. 그 중에서도 치세의 스타일은 어린애다운 면과 어른스러운면...등 다양한 면모를 지니면서도 주체성있는 아이로 나타나기 때문에 매우 이상적인 딸의 모습이다. 그냥 흰 우유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가끔은 굉장히 달고 뜨거운 코코아를 마시는 게 좋을 때가 있다. 동그랗게 구운 초코 쿠키와 함께 파파톨드미를 읽는 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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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의 중국식당
허수경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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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 시인은 길 모퉁이에 서 있는 걸까? 먼 이국의 내음이 짙게 깔려 있는 가운데....고국에 대한 향수가 느껴진다. 모퉁이라는 게 그렇다. 어디 자신이 가려고 하는 길이 뚜렷이 보이기나 하는가? 꺾어지는 인생의 굴곡을 맞아 새로운 길로 향하는 그 중간지점이 모퉁이가 아닐까?

따뜻한 시선으로 스스로를 가다듬으며, 오랫동안 말하지 못한 고국의 언어로 내 놓은 산문집. 시인이 말을 한다는 것은 머릿속에 참 많은 생각들이 발효되는 것이다. 10년이 넘게 이국에 머물렀던들, 그네의 생각조차 이국어로 되는 것은 아니었을 터인데....문득문득 치미는 그리움과 애정의 대상이었을 고국어를 참 간결하게 잘 갈고 닦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에서 오가며, 길거리를 오가며 이 책을 읽었다. 여백이 많은 공간이 좋았다. 그 여백에서 느껴지는 허수경 시인의 감정이 은은하게 다가와 그네의 마음 언저리에 가 닿는듯 했다.

특히 녹차를 끓이는 법을 설명하며 '물의 상처' 를 달래주어야 한다는 짧은 글이 좋았다. 흐르면서 다치고 끓으면서 다치고..물도 다친다는 것. 그래서 여기 저기 상처를 입는다는 것. 생각치도 못했던 것이지만, 그래 물이라고 사람과 다를바가 뭐가 있을까? 그 상처를 보듬어가며 살아가는 게 삶인 걸.

타지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낯선 사람들과 가까워진다. 또한 가까운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배운다. 낯선 곳에서 마치 아이가 말과 글을 배우듯, 허수경 시인도 그렇게 더듬더듬 말을 익히고 새로운 벗을 만나고 새로운 시선들과 만났으리라.

발굴을 하면서 과거 사람들이 쓰던 물건들...낡은 접시들, 벽돌들을 하나씩 찾아내는 허수경 시인은....자신의 낡은 허울을 벗고 참 자유롭지 않았을까? 숨박꼭질처럼 과거를 찾아 헤매는 것도 현재를 알고 미래를 알기 위함이라는 그녀의 말....그것은 이미 모래 먼지에 익숙해 있을 멋진 탐험가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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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여우 창비시선 163
안도현 지음 / 창비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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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이라는 말은 얼마나 촉촉하고 아름다운지...시라는 것이 그렇다. 몇 마디 짧고 수줍은 언어들이 곱게 짜여져 한가득 감동으로 내 가슴에 밀고 들어온다.

안도현의 시는 참 무난하다. 너무 유명해서 그런가, 서정적이라서 그런가는 잘 모르겠다. 이 무난하다는 뜻은 연령과 성별을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수월하게 다가가는 시라는 것이다. 현대시가 점차 어려워져서 독자들과 멀어지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이 시집은 그 무난함 만큼의 미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가끔 이 시인은 독자들에게 가는 길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저 무수한 감동들이 다 계산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하지만...그렇다. 이 모든 따뜻함이 계산된 것이든 아니든, 이 갑갑한 세상에 잠시 숨구멍을 트는 것도 괜찮은 일이 아닐까? 사람 사는 냄새, 풀냄새가 나는 시에서는 무르익은 시심이 느껴지며, 간결하고 단순한 짧은 시편에서는 그대로 수묵화의 묵향이 번져 나온다. 아마도 시인으로써 살아온 삶의 경력이 그대로 묻어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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