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옆집 가게가 문을 닫았습니다
부자형아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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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자영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정말 공감하며 읽었다. 여느 경제경영 카테고리의 자영업에 대한 책들보다, 이상적인 꿈을 심어주는 이야기들보다, 이렇게 자영업을 시작했을 때 마주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처절하고, 무거운 이야기가 자영업과 독립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 지금 시기에 정말로 필요한 책이라 생각된다.

-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은 좌충우돌 이야기
- 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실패를 피하는 방법
-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들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노하우

책은 한 가족의 가장이자, 직장인으로 일하다가 코로나로 인한 직장의 타격과 직장 일로는 경제적 자유를 이루지 못할 거란 회의감에 반찬가게로 자영업을 시작하는 주인공 '수호'를 중심으로, 자영업을 열심히 꾸려나가면 벌어지는 사건들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느낀 점은, 자영업은 정말 약육강식에 모르면 착취당하고 뜯어먹히는 잔인한 세상에 홀몸으로 던져진다는 것이다. 모르면 모르는 만큼 돈을 더 쓰게 되고, 무언가 조금이라도 행동을 하면 주변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포식자들이 돈을 뜯어먹고, 심지어는 통째로 집어삼키려고 슬금슬금 다가온다는 것이다.

''나는 정말 아빠로서 자격이 있을까?''

이 책은 그저 자영업을 꾸려나가는 이야기로 볼 수도 있지만, 조금 더 디테일하게 보면 아무런 경험도, 지식도 없이 열정과 꿈만으로 자영업 세계에 발을 내딛은 주인공 '수호'가 자영업을 하며 어떻게 세상에게 갈려나가며 세상을 배우고, 사람에게 데이면서 사람을 배우고, 그렇게 지쳐서 너덜너덜해지는 자신을 보며 스스로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는지 자세하게, 그리고 생생하게 보여주는 소설이다.

[오랜만에 피우는 담배에 정신이 몽롱하고 어질어질했다. 하얀 연기와 함께 저절로 혼잣말이 나온다. "하... 이건 아닌데..."
반찬가게를 시작한 지 두 달이 되어가지만, 수호는 여전히 새벽 4시에 일어난다.]

정말 공감가는 자영업자이자 가장인 '수호'의 이야기와 자영업에서 실용적인 지식들도 너무 많이 담겨 있어서 주변에 자영업을 하겠다는 친구나 이미 하고 있는 사람이더라도 재미 뿐 만 아니라 공부까지 할 수 있도록 선물하기 너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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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밑의 들꽃 - 삶이 그러하여도 잠시 아늑하여라
김태석 지음 / 좋은땅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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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읽기 정말 편하고, 가슴 속으로 깊이 녹아드는 시집이었다. 


살다 보면 힘든 상황은 반드시 마주한다. 아니, 사실 항상 힘들지만 때때로 맞이하는 행복한 상황들로 힘들고 지치는 일들을 잠깐씩 잊으며 버티고, 그렇게 얻은 기력으로 다시 고통 속으로 제 발로 뛰어든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우리는 항상 지치고 힘든 삶을 살아간다. 


"외로움 때문에

괴로움을 곁에 둔다는 것은 이 얼마나 멍청한 짓인가" 


아무리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고, 세상의 순리를 이해하려 해도 마음 자체가 너덜너덜해지는 건 어찌할 도리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도, 일상을 벗어나 자유로운 순간을 맞이해도 마음이 하루아침에 깨끗하게 낫는 것이 아니니까. 


이 시는 그런, 마음 깊이 무거운 피로와 아픔을 지니고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시다. 표지 속 꽃밭처럼, 책 안에 담겨 있는 시들은 우리가 딱딱하고 차가운 일상을 잊고 포근하고 안정감이 드는 힐링과 위로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독자들을 품는다. 


"어설픈 매듭은 풀리기 십상이고

풀린 끈은 밟히기 마련이다" 


일상적인 문체로 말을 전하는 시의 매력이 넘치는 것은 물론이고, 이와 함께 어우러진 감성적인 사진들은 시와 예술적으로 어우러져 마치 사진 속 풍경의 공기가 피부에 닿고, 풍경의 냄새가 콧속에 머무는 듯한 기분까지도 전해준다. 


빨리 읽으려 한다면 순식간에 읽을 수 있고, 시와 사진의 풍미가 마음에 들어 천천히 음미하려 한다면 하루 종일도 곱씹어가며 읽을 수 있는 시집이다. 고작 책 한 권의 가격으로 내일을, 그리고 앞으로도 이어질 일상을 견뎌낼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발밑의 들꽃'과 같은 책들의 장점이자 매력이라 이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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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단
서동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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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또래의 한국 사람들은 웬만큼 공부를 손에서 놓았더라도 구구단은 욀 줄 안다. 00년생인 나보다 연배가 있는 분들은 19단까지 줄줄 외고 다니기도 한다. 큰 사업을 하지 않더라도 삶에서 돈이 엮이지 않을 일은 없고, 평범한 일상을 꾸리는 데에도 이런 사칙연산은 반드시 알아야 삶이 순탄하고 편리할 것이라 여긴 어른들이 아이들을 그토록 열심히 가르친 덕분이다. 그리고 그들의 말이 옳다는 걸 증명하듯, 중고등학교 시절에 배운 복잡한 함수와 미적분 문제의 풀이는 까먹어도 구구단은 매일 쓰며 잊지 않는다. 오죽하면 나는 핸드폰의 알람 끄는 방법이 수학 계산일 정도이니 매일 같이 가 아니라 그저 매일 구구단을 왼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금은 이토록 아침잠에 취해 비몽사몽인 상태에서도 줄줄 외는 구구단이지만, 실제로 그걸 외울 적에는 머리가 터져나가는 줄 알았다. 정신없이 숫자를 머릿속에 집어넣는 일의 난이도도 난이도지만, 부모님의 호통과 다른 친구들보다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절박함, 다른 아이들보다 더 앞서나가고 싶다는 승부욕과 조급함이 구구단을 외다가 눈물까지 찔끔하고 자기 자신한테 화도 내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책은 이렇게 고통 속에서 구구단을 외는 아이들이 자신만 그렇게 힘들지 않다는, 모두가 힘듦에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동기부여를 주기에 딱 좋고, 단순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의 귀엽고 말랑함이 느껴지는 그림체의 아이가 언제, 어디를 가나 구구단을 외우며 머리를 싸매는 모습은 구구단 공포증이 생기려는 아이의 마음이 조금 풀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덩달아 아이가 왜 이 쉬운 것도 제대로 못 하나 싶어 답답함과 원망을 느끼는 부모님의 마음도 한결 덜 불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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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톨랑의 유령
이우연 지음 / 문예연구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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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하게 아름답고, 피가 얼어붙듯 차가운 단편 소설집이다. 


책에 담긴 단편 소설들은 다르다는 이유로, 혹은 특별한 이야기 없이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나 이런 이야기를 쓰게 된 작가의 말이 재구성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책을 읽는 과정은 마치 소외되고 잊힌 것들을 주제로 작가와 진중하게 이야기하며 서로 감상을 나누고, 감정을 나누고, 생각을 나누는 과정으로 다가왔다. 


이전 작인 '거울은 소녀를 용서하지 않는다'가 아직은 흐릿한 상태인 작가의 세상을 최대한 감정만은, 분위기만은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글로 옮긴 것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독자가 메시지를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작가와 최대한 공감될 수 있도록, 그리고 공유될 수 있도록 한발 더 나아갔다. 이전 작품이 비명의 텍스트였다면, 이번 작품은 한없이 음울하고 잔인한 다큐멘터리였다. 이전 작품에서 작가가 예술가였다면, 이번 작품에선 완연한 작가가 되었다. 


이런 비극은 잊히고 무시될 뿐이지 늘 우리 곁에 있다. 혹은 우리 안에도 있을 수도 있고, 우리의 일부분이 그럴 수도 있다. 그렇기에 소외되는 고통 속의 우리가, 주변의 다른 이들을 지워버려 같은 고통에 빠트리지 않도록 계속해서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그렇게 떠올린 다짐들의 다른 케이스보다 더욱 길고 강하게 뇌리에 박혀 있을 것이다. 


내심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 되어 좋았지만, 이렇게 개선하는 과정에서 이우연 작가 특유의 강렬한 감정과 색이 바래어질까 봐 걱정되었는데 오히려 이를 더 세련되고 예리하게,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큰 노력과 도전을 이렇게 성공적으로 해내었다는 점이 굉장히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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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 소프트 파워 - Al & 하이테크 필요한 진정한 힘
유재천 지음 / 더로드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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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이 질문에 대해 소속이나 MBTI같은 지표를 제외한다면 쉽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정체성을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주변 사람들이 바라는 타인의 모습으로 끼워맞추곤 하니까. 그런데 그렇게 타인들의 요구에 다 맞춰주고 나면, 나의 요구와 바램은 또 누가 들어준단 말인가? 

"소프트 파워는 '하이터치'라는 인간의 감성, 공감 능력을 기반으로 한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을 말한다. 공감, 유연성, 경청 등 인간의 삶과 관게에 있어서 인간만이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인 것이다." 

이 책은 Ai 기술로 인해 기술적으로 더욱 '완벽'에 다가가는 세상 속에서, 사람들이 어떤 소양을, 능력을 갖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고, Ai 사회 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지, 어떤 능력이 사회에서 더욱 중요시될지 알려준다. 책에서 '소프트 파워'라고 알려주는 기술은 여느 경제경영서에서 배울 전문 기술이 아닌 사람이 다른 사람과 더욱 매끄럽게 어울리고 부드럽게 섞여들 수 있는지 이야기하는 화술과 사고 방식, 그리고 자기 자신의 멘탈관리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자신에 대한 이해와 분석을 바탕으로 자신과의 연결성을 높이고, 스스로가 지각하는 자신에 대한 모습을 바탕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자아상을 알아간다." 

당장 Ai가 녹아들기 시작하는 시점에도 사람들간의 소통하는 방법에 정말 많은 문제들이 느껴진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사람들은 허구헌날 흑백논리로 갈라져 싸우기에 바쁘고, 싸우기만 하면서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선 자연스레 잊어간다. 사람이 사람으로써,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갖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다. 

책에서도 반복적으로 생존을 위해선 돈이 필요하지만, 행복을 위해선 끈끈한 신뢰로 엮인 인간관계가 필요하다고 한다. 내가 별 생각 없이 연락해도 기분 좋게 받아주고, 아무 부담 없이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존재들로 이루어진 인간관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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