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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쓰는, 마음 흔적
변수아 / 마음연결 / 202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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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부모가 자신의 삶을 자녀에게 기록으로 남기고,
그 기록을 통해 가족의 대화와 이해가 이어지도록 구성된 참여형 에세이.

Review
우리는 '나'의 삶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못한다.
그저 하루를 넘기고, 또 하루를 버티다 보면 인생은 언제나 '지금'만 존재하는 현재형으로만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어 쓰는, 마음 흔적'은 그 흘러가는대로 따라가는 흐름에 제동을 걸고,
이 책은 독자에게 묻는다.
“삶을 자녀에게, 이 세상에 남겨줄 수 있다면, 얼마나 귀한 기록일까.”
이 에세이는 잘 정리된 인생 교훈집도, 감동을 끌어올리는 가족 이야기도 아니다.
살다 보니 부모가 되었지만 여전히 삶이 서툰 한 사람이, 자녀를 키우며 뒤늦게 자신의 부모를 이해하게 되는 시간의 기록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확신보다 망설임의 순간들이 많다.
방황이 아들의 잘못 때문이라고 믿었던 건 커다란 착각이었다.
매 순간 '왜 그럴까' 이해하기 보다는 '왜 그러냐'며 다그쳤다.
p.150
특히 인상 깊은 지점은 ‘부모의 자리’에 대한 실수들과, 이해다.
아이의 방황 앞에서 '왜 그럴까' 이해하려 하기보다 '왜 그러냐'며 다그쳤던 순간들,
남편의 부재 앞에서 혼자 감당해야 했던 공포,
그리고 말없이 가족을 떠받치다 외로워진 아버지의 뒷모습까지.
저자는 그 장면들을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기억을 글로 옮겨 그대로 남겨둔다.
기록이란 원래 그런 것이니까.
'이어 쓰는, 마음 흔적' 에세이를 읽는 데서 끝나지 않고, 독자가 직접 손글씨로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 쓰도록 설계되어 있다.
결국 이 책은 독자가 읽고 함께 할 때 까지 완성본이 아니다.
읽는 순간마다 계속 수정되는 책이다.
부모에게는 고백의 공간이 되고,
자녀에게는 언젠가 돌아와 읽게 될 마음의 지도 한 장이 된다.
부모가 된다는 건 삶의 해답을 얻는 일이 아니라,
질문을 하나 더 안고 살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부모가 된 것은 그저 살다 보니 얻은 이름일 뿐, 삶의 정답을 안다는 뜻은 아니지 않은가.
세상은 달라졌고,
우리가 믿던 길이 틀린 길로 바뀌었을 수도,
더 나은 선택이 생겼을 수도 있다.
자녀가 지나고 있는 길을,
우리도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했기에,
아이들도 직접 겪으며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지켜보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p.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