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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이지 않은 세상에서 - 소설가를 꿈꾸는 어느 작가의 고백
강주원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7월
평점 :

📕 줄거리 소개
계획이 아닌 실행을, 성과가 아닌 시도를 증거로 자신의 이야기를 되찾는 법을 전하는 생활형 글쓰기 에세이.
🎓 Review
“내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이 한 문장이 책을 이끌어나가는 동력이다.
타인의 말을 대신 정리하고 다듬는 일이 직업이던 사람이 자영업 장부와 끄적이는 자신의 글 사이에서 조금씩 자기 문장으로 돌아오는 여정의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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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칼럼, 인터뷰, 보도자료, 거기에 대표 인사말 및 공식 서한들까지. 쓰고 알리는 게 주 업무였다. 하나 그것이 '내 글'일 순 없었다.
내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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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이지 않은 세상에서'는 글을 잘 쓰는 법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쓴다는 행위, 나아가 모든 일의 시작과 행동 자체의 중요성을 깨닫게 만드는 책이다. 대단한 성과가 아니라 “그저 한다"라는 사실이 왜 중요한지, 왜 우리는 자꾸 결과 앞에서 주저앉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시 링 위로 올라갈 수 있는지를 자신의 경험에 비춰 담담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글을 “말의 선물”로 정의한다. 포장지 같은 미사보다, 내어놓는 용기 자체가 선물의 핵심이다. 그래서 그는 칭찬과 격려만이 아니라 불안과 그늘, 외로움과 괴로움까지 같이 올려둔다. 그 취약성의 공개가 독자와의 연결을 만든다. 동시에 그는 “편하게 쓰되, 불편하게 고민하라”는 작가로서의 주의점을 전한다. 글이 술술 써질수록 자기합리화도 매끄러워진다는 걸 직접 경험한 사람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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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쓰되 불편하게 고민해야 한다. 중간중간 의심해야 한다. 자신이 때로 틀렸음을 아는 이는 그만큼 더 나은 글을 쓸 가능성이 크다.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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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서, 자영업자로써 저자가 경험한 것을 토대로 말하는 데서 오는 현장감은 이 책의 장점이다.
북 카페를 드나드는 손님들의 넋두리, 책방과 카페 자영업자들의 막막함, 글을 시작하려는 초보의 주저. 이 모든 일상의 파편들이 ‘인간 연구 노트’처럼 쌓인다.
그래서 저자가 소설을 “나 아닌 남이 되어 보는 유일한 통로”란 말을 할 때 그것은 글쓰기 강의실 속 문장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을 만나며, 작가로서 글을 쓰며, 책방 지기가 책을 읽으며 실제로 느낀 생생한 경험인 것이 느껴진다.
작가의 공모전 전적 22전 22패. 보통은 감추는 실패의 숫자를 그는 책의 뼈대로 세운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 같은 말장난을 비틀며, 링 밖에서 섀도복싱만 하느니 차라리 맞더라도 올라가 보자는 쪽을 택한다. 실패의 기록을 숨기지 않는 태도는 마치 강철처럼 두드릴수록 단단해지는 그를 보여주듯 글까지도 강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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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음으로써 우리는 타인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소설은 나 아닌 남이 되어 보는 유일한 통로다."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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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이면 커피 n 잔, 국밥이 n 그릇”
가성비를 많이 따지게 되는 시대다 보니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기도 하고, 이는 책에 투자하는 돈과 시간은 절대 실패해선 안된다는 엄격한 잣대도 슬쩍 보여준다.
하지만 커피도, 국밥도, 책도 때로 실망시킨다. 중요한 건 실망을 견디는 근육이다. 그 근육이 다음 선택을 가르는 안목을 만든다. 그래서 그는 계획보다 루틴을, 완벽함보다 “하면서 채워나가는” 실행을 권한다.
요약하면, 이 책은 작법서가 아니라 사람과 삶에 대한 태도가 담긴 에세이다.
노동, 글쓰기, 도전의 문턱에서 고민하는 우리에게 고민에 대한 해답으로, 망설임에 대한 도전의 계기로 다가올 것이다.
“잘했는지가 아니라, 했는지가 중요하다. 오늘 당신은 몇 줄을 썼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