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인 너무나 도덕적인 - 코람라치오네의 윤리학
김재호 지음 / 스누북스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한 의지가 선한 이유를

그것이 가져올 결과에서 찾으면 안 된다.

49p


우리는 '착함'을 이야기할 때, 정말 자주 '결과'에 대해 이야기한다. 착한 행동을 했지만 배신을 당하거나 뒤통수를 맞고, 정직했음에도 손해를 봤다는 흔해져 버린, 안타까운 이야기들을.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갖는다. "착하게 살아서 뭐가 남냐?"


도서 '도덕적인 너무나 도덕적인'은 이 자조적인 질문에 정면으로 맞선다. 임마누엘 칸트의 저서 '도덕 형이상학 정초'라는 이름부터 어렵게 느껴지는 고전을 바탕으로, '왜 도덕적으로 살아야 하는가'란 고전적이지만 현대에는 더욱 날이 선 질문에 정교하고, 체계적으로 논증 해나간다.


----------

의지가 선한 이유에 다른 이유는 필요 없다.

그것이 가져다줄 결과도, 의도하는 동기도 중요치 않다.

신의 명령이 선한 이유가 신이 선하기 때문이듯,

선의지가 선한 이유도 그 의지의 기원이 이성이기 때문이다.

113p

----------


'도덕적인 너무나 도덕적인'은 칸트의 도덕, 윤리학에 대해 소개하고 이를 그대로 읊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2+2=4라는 단순한 것에서 시작해 현실의 온갖 현상들을 미적분과 방정식들로 풀어나가는 것이 수학이라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선하지 않다'에서 출발해 우리가 사회 속에서 마주하는 상황들에서 어떤 선택이 옳은지, '선'한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윤리학이라는 사실을 설명한다. 이 책은 철학적 사유를 수증기처럼 모호하고 흐릿한 추상이 아니라, 일상적 선택의 요소로 구현한다.


----------

가언명령은

'만일 네가 무언가를 얻길 원한다면 반드시 이렇게 행위 하라'는 형태로 주어진다.

반면에 정언적 명령은 행위를 해야 하는 이유가 다른 목적과 무관하게

그 자체로 반드시 해야 할 때에 주어진다.

'반드시 이렇게 행위 하라'는 형태로."

126p

----------



칸트가 '도덕 형이상학 정초'에서 말한 '정언명령'은 '조건 없는 도덕법칙'이다. 우리는 언제나 욕망과 생존, 이해관계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 안에서도 스스로의 이성에 따라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강제. 그것이 '윤리'다.


이 책은 윤리의 원리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크라테스, 예수의 옆에 칸트를 나란히 놓으며 이들이 얼마나 당대 권력 구조에 있어 불편한, 위험한 존재들이었는지를 말한다. 칸트가 말하는 이성에 기반한 도덕은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가르침과, 예수의 하나님과 사랑에 대한 가르침처럼 권력가들이 만들어놓은 사회 구조를 뒤흔들고 그들의 권위에 창을 들이미는 '불온한 선'이었던 것이다.


---------- 

우리는 두 세계를 살고 있다.

자연법칙의 지배를 받는 현실의 세계와

도덕 법칙에 복종하는 목적의 나라를 동시에.

207p

----------


이 책은 '착함'이 더 이상 미덕이 아니라 미련이 되는 시대에 던지는 메시지다.

착한 사람은 바보처럼 취급받고, 선의는 이용당하기 쉬운 시대에, 여전히 우리는 착하게 살아야 하는가? 김재호 작가는, 칸트는 말한다.

"그렇다. 그것이 선한 의지이기에."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사회 구조의 꼭대기에 있는 권력은 언제나 결과를 따지는 법이다.

그들에게 과정과 의도는 허울뿐인 말과 얼마든지 번지르르하게 꾸며낼 수 있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그에 따라 개인도 결과를 따지게 되면 이는 결국 주인의 눈치를 살피는 노예와 같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과정'에 의해 구원되는 법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이렇게 전한다.


"당신의 선함은 결과가 아니라, 당신이 의지를 품은 시점에서 결정된다."


@woojoos_story 모집 #스누북스 도서 지원으로 우주클럽_철학방에서 합께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