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도 괜찮은 엄마로 살기
박계령 지음 / 부크크(bookk)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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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소개

 조울증을 앓고 있는 아이 둘 엄마의, 병이 커져온 지난 과거 이야기와 본격적으로 이걸 받아들이고 치료, 개선해나가는 이야기.

 Review
양극성 장애 2형, 조울증.
우울증은 이제 마음의 감기처럼 사람들에게 누구나 걸릴 수 있고, 적절한 치료만 받는다면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는 병으로 이미지가 많이 굳혀졌지만 아직 '조울증'은 그렇지 못했다.

정신적 문제들은 외부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그걸 해방구 없이 모두 자신이 떠안으려는 성향들에서 흔히 생겨난다.[무너져도 괜찮은 엄마로 살기] 작가 박계령님도 그렇고, 우울증과 불안장애, 수면제를 복용 중인 나도 그렇다.

박계령 작가는 오랜 세월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고, 그 책임감은 사소한 실패도 '뭐,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끔 만들었다. 기대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자신은 노력해도 안되는 바보였고, 까마득히 높은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자신은 쓰레기였다.

그리고 그 어려운 목표를 이뤄야만 한다고 채찍질하는 것도, 실패하고 자신을 다시 한번 상처 입히는 것도 모두 자기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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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다그치고, 폄하하고, 분노하는 건 나 자신이었다.
나의 오랜 상담 선생님이 넌지시 물었다.
사실은 타인에게 비난받을까 봐 겁먹어 스스로를 먼저 다그치며 자신을 지키는 것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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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은 우울감이 되었고, 우울감은 우울증이 되었으며, 우울증은 더욱 심해져 양극성 장애 2형, 우울의 기간이 길고 문득 어느 순간 확 들떠버리는 조울증이 되었다.

그런 상태에서도 그녀는 이상적인 삶에 다가가려 노력했다. 어쩌면 자신의 병에 대해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았고, 또 이렇게까지 악화되어 시달릴 줄 몰랐기에 가능했던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원치 않았던 대학원 생활을 버티고, 사랑하고 의지할 수 있는 남편을 만나고, 어여쁜 아이 둘을 책임지는 엄마가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도 계속 그녀의 병은 깊어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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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두고 딱 한 달 전, 난 죽으려고 했다. 정신과 약을 눈에 보이는 대로 한 움큼 쥐어 입안으로 털어 넣었다. 이렇게 모자란 엄마이자 와이프는 더 이상 이 가족에게 필요하지 않다고, 내가 없어야 더 완벽한 가족이 될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벌레처럼 아등바등 사는 게 힘들었는데 잘 됐다. 오늘의 내가 가진 유일한 용기는 죽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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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무너져도 괜찮은 엄마로 살기]는 이 모든 일을 겪고, 결국 자신의 조울증을 받아들인 작가가 그간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여태껏 자신을 짓누르던 너무나 큰 기대를, 감당하기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자기 자신을 부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해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다른 일들과는 차원이 다른 스트레스를 만들어낸다. 자기를 괴롭히는 사람과 몇 시간 동안 붙어있기만 해도 그렇게 지치고 진이 빠지는데, 그게 24시간 함께하는 나 자신이라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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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효능감과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자기혐오만이 남은 이 조울증 환자에게 안정적인 가정을 꾸렸는지, 경제적으로 여유로운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나 자신이 주변 사람들에게 해가 되고, 내 존재 자체가 이 사회에 민폐라는 생각으로 평생을 살아왔다. 죽으려고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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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적 병들은 물론, 자신감과 자기효능감이 떨어져 있는 사람들에게도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그럴 수 있지'라며 스스로를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일은 삶에서 빠져서는 안 될 생각이다.

에세 [무너져도 괜찮은 엄마로 살기]는 엄마라는 책임을 지고 있음에도 자신이 조울증이란 사실을 마냥 외면하지 않고, 이걸 받아들여 자신을 달래주는 과정인 만큼 비슷한 괴로움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겐 무척 실질적인 도움이 될 이야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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