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이승엽 지음 / 좋은땅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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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소개

 어른이 되지 못한 소년이 겪었고, 견디며, 삼켜온 슬픔. 외로움. 상실의 감정과 시간을 담아낸 시집.


 Review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그토록 즐거운 게 많았고, 행복했던 순간들이 넘쳤다.

어린아이였기에 그랬던 걸까, 기쁨, 슬픔, 외로움, 만족, 어느 것 하나 몸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것들이 영원할 수 없음을, 마냥 솟아나는 것들이 아니었다는 것들을 하나 둘 알아가면서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하나 둘 까먹어만 갔고, 결국 피곤함과 분노가 가득 차 닿지 않는 것을 마냥 올려다보는 회색 어른이 되었다.


 시집 [소년]은, 어렸던 아이가 아픔과 상실, 외로움에 절여지며 조금씩 어른이 되는 이야기다.

이 소년은 어떻게 어른이 되었을까. 무엇이 소년을 어른이 되게 만들었을까. 그는, 어떤 어른이 되었을까.


 이건 어느 소년의, 어른이 되기 위해 견뎌내던 감정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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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끝은 헤어짐이다

사랑의 끝은 이별이다

인간의 끝은 죽음이다

모든 건 언젠가 끝이 난다

다 그렇게

끝이 났다

그럼에도 나는

너를 사랑한다

내 끝은

너이기를 바라면서

- [너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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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아이들은 자라면서 '감정 조절'을 하도록 교육받는다. 때와 장소를 가리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지만 나의 슬픔이 타인의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어른은 감정을 조절하는 게 아니라, 그저 속에 꾹꾹 눌러 담고 어떻게든 티 나지 않도록 숨기는 법에만 집중하게 된다.


 나도 분명 감정을 숨기고 눌러 담을 줄만 알고, 해소하는 법을 잊은 사람이었는데, [소년]의 시들을 읽으면서 어떻게 슬퍼했고, 어떻게 울며, 어떻게 쌓인 감정을 흘려보낼 수 있었는지 떠올랐다.


 글이라는 게 분명 나와 전혀 다른 삶을 산 사람이 썼음에도 나의 삶과 겹쳐 볼 수 있고,

시라는 게 나와 분명 다른 슬픔이었을 텐데도 나의 슬픔에도 맞닿아 마중물이 되어, 스스로는 밖으로 나오지 못하던 묵은 감정을 쏟아져 나오게 만들어버린다.


 시집 [소년]은 얼굴도 모르는 어느 소년의 이야기지만, 저마다의 삶을 통해 어른이 되어버린 모든 이들의 슬픔에. 외로움에. 상실에 닿아 흘려보내며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주는, 마중물이 되어줄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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