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프리카, 세계를 다시 그리는 대륙
강행구 지음 / 북랩 / 2025년 4월
평점 :

줄거리 소개
과거와는 전혀 다르게 변화한 '아프리카'의 현실과,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그들의 삶의 태도와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
Review
아프리카에서 외교관 일을 하며 겪은 여러 고난과 행복을 담아낸 에세이 [아프리카에서 희망을 찾다]를 쓴 강행구 작가의 차기작, [아프리카, 세계를 다시 그리는 대륙]은 이전 작품보다 더욱 넓은 시각과 객관적으로 '아프리카'라는 곳의 현재를 선명히 그려낸다.
간혹 접하게 되는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들로는 '혹독한 자연환경', '혼란스러운 정치 구조로 인한 유혈 사태', '경제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가난한 나라'라는 인식이 크지만, 도서 [아프리카, 세계를 다시 그리는 대륙]은 이러한 이야기는 과거의 아프리카에 불과하다는 말을 전한다.
----------
2023년 기준 아프리카 인구는 약 14억 2천만 명으로, 세계 인구의 17%를 차지한다. 2050년에는 25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그중 60% 이상이 25세 이하의 청년층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인구 구조는 아프리카를 풍부한 노동력과 역동적인 소비 시장을 갖춘 대륙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이미 중산층 인구는 3억 명을 넘어서며 자동차, 스마트폰, 금융 서비스, 가전제품 등 다양한 소비재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아프리카는 이제 '지원의 대상'이 아닌 '소비의 주체'로 전환되고 있다.
----------
30년간 아프리카와 영사 업무를 비롯한 외교 업무를 이어온 강행구 작가의 경험을 정제하여 그려낸 아프리카는 그야말로 한국전쟁 이후 역동적인 성장이 시작되던 대한민국이 겹쳐 보인다. 기반 시설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만큼 외국의 기술을 흡수하며 도약적 성장을 이뤄내고, 그 넓은 대륙에 존재하는 막대한 노동력과 자원들은 겉으론 척박해 보이는 땅이 얼마나 큰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한편으론, 이런 경제적인 요소만 눈여겨 볼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라는 대륙 속에 녹아들어 있는 문화와 철학의 가치도 돋보인다. 공동체를 중요시하며 일상과 개개인의 감정까지 다 같이 짊어질 것으로 여기는 아프리카는 발전 수준과 가혹한 환경, 과거 유럽의 노예무역과 식민지로 아픈 역사를 지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행복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행복'의 중요한 열쇠가 '소득'이 아니라 '교류'이자, '타인'이며 계속해서 낮아지는 행복에도 계속 '소득'만을 맹목적인 해답으로 쫓는 한국인들에게 '진정 그것이 옳은가?'라는 질문을 건넨다.
----------
아프리카에서 춤은 삶의 언어이자 감정의 표현이며, 공동체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이다. 이는 아프리카 사회가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표현하고, 함께 공감하며 치유하는 문화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 준다. 감정은 숨겨야 할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함께 나누는 삶의 일부인 것이다. 아프리카 사회에서 '개인'은 결코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
분명 돈을 많이 벌어서 좋은 집에서, 좋은 것을 먹는 삶이 행복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한 돈을 벌기 위해선 투자되어야 하는 것이, 희생되어야 하는 것이 많으며 그럼에도 실현될 가능성이 없다. 하지만 졸라맨 허리띠를 조금만 느슨하게 풀고, 경제적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삶 속에 그들처럼 자신 주변의 공동체를, 곁에 있는 사람들을 조금만 더 보듬어보면 어떨까. 혹시 모르는가. 먼 미래에 쟁취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행복이, 이미 자신의 곁에 머무르고 있었을지.
'아프리카'라는 대륙에 대한 풍부한 정보뿐 아니라, 당장 내가 살아가며 보는 세상이 얼마나 좁은지, 내 식견이, 내 생각이 얼마나 꽉 틀어막혀 있었고 스스로가 알지 못했던 선택지가 얼마나 많았는지 인문학적 시야도 확 트이게 해준, 마치 한여름의 꽉 막힌 공기를 환기해 주는 상쾌한 바람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