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부르는 이들에게
콘딧 지음 / 부크크(bookk) / 202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가벼운 시집이다.
하지만, 이 시집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가벼울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 시집을 읽은 직후 이렇게 서평을 쓰는 게 안타깝게 느껴진다. 한 번만 읽어봐도 이 시는 책장에 넣어두고 여러 번 읽으면서 그 깊이가 더욱 크게 느껴질 거라 확신이 들기에.

이 시는 작가가 폐쇄 병동에서 썼다고 직접 밝힐 정도로 상당히 무겁고, 우울한 시다. 그리고 한국의 우울증이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보여주듯 그렇게 치료를 받고 이겨내 보려 노력한 작가도 아직 해결책이 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어떤 해결책도, 완화 방법조차도 그려지지 않는다. 그저 깊이 가라앉아 고통받는 그 과정을 시의 언어로 선명하게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 표지와는 다르게 어둡기만 하고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는 시는 어떻게 출간 이후 별다른 마케팅도 없이 부크크 이 주의 도서 1위를 달성하고 부크크 차트까지 달성할 수 있었을까. 그에 대한 답은 책 작가의 말에 있던, 이 서평 머리의 인용구에 있다.

"제 유년기에 그런 시를, 그런 소설을, 그런 문학을 원했었던 것처럼, 누군가도 이런 시를 원할 테니까요"

우울증을 포함해 정신질환을 겪어나 삶에 지쳐가는 사람들에겐 고립이 가장 치명적임에도, 이들의 심리는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누구도 존재하지 않고 접근할 수 없는 깊은 곳으로 숨어들게 만든다. 그런 이들에게 가장 힘이 되는 것이 자신과 같은 사람이 얼마든지 있고, 자신의 감정과 경험이 이상한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 우울하고 어두운 시는 어떤 글보다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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