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정말 많이 묻어나는 책이다. 그런 만큼 등장인물들이 많아 관계를 헷갈리기 쉬운데, 그런 부분을 잘 캐치한 작가님께서 책에 인물관계도를 책 처음에 추가해두셨다. 덕분에 인물들의 이름을 외우기 어려워하는 나도 헷갈릴 것 없이 편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글의 배경은 수도권의 자사고다. 사춘기에 들며 이성에 대해 관심이 늘고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일이 늘어가는 시기. 아직 좋아하는 마음을 건네는 것이 서투른 아이들이 뚝딱거리며 조금씩 다가가는 모습이 내 일 처럼, 혹은 주변의 누군가가 했던 일들과 겹쳐보여서 무척이나 익숙한 느낌을 받으며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이번 1권에서는 이런 설렘과 들뜨는 감정이 폭발하는 수학여행, 체육대회가 배경인 덕분에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 처럼 설렘과 서투른 행동들에서 느껴지는 조급함이 온전히 느껴졌다. 정말 내가 겪는 일처럼, 조금씩 감정을 드러내는 모습에서 발을 동동거리고 짝사랑이 짝사랑으로 끝나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미어지고, 고난 끝에 고백이 닿는 장면에서는 주인공과 함께 떨며 글을 읽어나갔다. 공감력을 정말 잘 끌어내는 극 사실주의 K하이틴 소설이었다. 나와 같은 20대라면 더할 나위 없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고, 다른 연령대의 사람들도 그 간질간질한 감정을 느끼기엔 문제없을 것이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나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랑을 풀어내기에 반드시 한 인물에게는 푹 빠질 것이라 확신한다. 최근 읽어본 청춘성장로맨스 중에서는 가장 좋았다. 이미 여러번의 연애를 겪어 본 것 마냥 쉽게 고백하고 잘 풀려 연애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서로 헛발질도 하고, 자신의 감정에 대한 의심도 하며 달달함 뿐 만 아니라 씁쓸함과 짜고 매운 온갖 감정들을 한번에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었지 않을까. 이게 시리즈에서 1권이라는게 너무 아쉽게 느껴진다. 다음 편에서는 어떤 매콤달달한 이야기들이 또 이어지게 될지, 작가님의 뛰어난 필력이 더욱 빠른 마감을 이뤄낼 수 있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