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읽을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시는 일반적으로 접하는 글과는 많이 다르다. 보통의 글은 다른 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흔한 문장 구조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전하려 애쓴다. 시는 여기서 '흔한 문장 구조'를 버린다. 물론 시만이 갖는 전형적인 운율도 존재하지만, 그것조차도 벗어나는 시들도 있고. 아무튼 시는 문장에서 옭아매는 것들을 모조리 벗어던진 채, 자신의 감정과 생각 등을 온전히 전하기 위해서만 만들어진 글이라고 생각되기까지 한다. 난생 처음 보는 단어가 튀어나오거나 기존에 알던 것과 전혀 다르게 쓰이는 낱말들이 처음엔 난해하고 '도통 이게 뭔소린가'싶은, 해설이 없다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활자의 나열로 느껴질때도 있었다. 하지만 시를 다른 글들을 접할 때와 같이 이해하려고만 하는 것을 넘어서 시인이 써내린 활자들을 느끼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면 머릿 속에 자유로움이 느껴짐과 동시에 흰 종이와 검은 글씨에서 더없이 생생한 감정들이 쏟아진다. 이 시집은 '감정의 전달'에서 정말 돋보이는 책이었다. 처음의 동시는 어린 아이들을 돌보며 생기는 가족으로써 일상적인 행복감이, 중반부 이후로는 시인이 그간 살아오며 겪은 풍파들 속에서 길어올린 희노애락이 뒤섞인 감정들이 정말 강렬하게 느껴진다. 처음 책 표지를 보았을 때 들었던 가족의 따스함과 즐거움이 완전히 잊혀질 정도로, 한 사람의 어른이 되기까지 겪었고, 견뎌내었던 감정들은 그 하나하나의 맛이 온전히 느껴졌다. 첫 인상도 좋았지만 그걸 아득히 넘어서는 반전 매력이 빛나는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