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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향수 - The Dreamer 향기를 따라
진노랑 지음 / 바른북스 / 2023년 8월
평점 :
간만에 진득하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난 후각이 예민해 나 혹은 타인에게서 어떤 향이 나는지를 중요하게 여기고, 특정한 향을 맡고 기억을 떠올리는 경험도 종종 있었기에 '향기'를 기억을 떠올리는 매개체이자 과거를 엿볼 수 있는 장치로 사용한 부분은 익숙하면서도 특별하다는 감정들을 동시에 떠올리게 해주었다. 그리고 이런 매력적인 소재에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복잡하게 얽힌 감정의 실타래를 한올 한올 풀어나가는 스토리와 합쳐지니 더할 나위 없는 소설이 되었다.
읽으면서 판타지다운 소재가 풍기는 분위기와 인물들 간의 쌓인 감정을 특별한 기회를 통해 해소해 나가는 모습이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했다. 소설의 전개에 있어 독자를 빠져들게 만드는 흡입력이나 필력이 그에 밀리지 않는다는 것도 그 소설을 떠올리게 하는데 한몫했을 것이다. 다만 차이점은,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작가가 만들어 낸 배경과 특징들에 더 눈길이 끌린다면 이 소설은 등장인물들의 복잡하게 얽힌 감정들을 쏟아내고, 이를 풀어나가는 대화의 과정에 더 눈길이 갔다는 것이다. 어떤 감정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말하는지 하나하나 짚어보며, 그리고 떠올려 보며 읽게 된다.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오해와 갈등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꼭 필요하며 이상적인 대화법을 소설의 형태로 배운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가족 간의 유대감, 신뢰, 사랑의 가치를 되새기고 난 주변인들에게 잘하는 것일지 생각에 잠기게 하는 것은 덤.